태그 : 키시다메루

[감상] 하느님의 메모장 8권 ~ 천사의 재림



작가 : 스기이 히카루
일러스트 : 키시다 메루
레이블 : 전격문고, L노벨


 나루미의 성장, 그리고 아야카가 다시 돌아왔다, 라는 느낌이 강한 에피소드. 첫 번째 이야기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4대의 가족사를 다루고는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까지 와 버린 나루미의 성장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건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 착한 소년이기 때문에 고민하고, 갈등하며 괴로워하는 것은 전과 다를 바 없지만, 이전의 나루미가 흐름을 따라가며 문제를 해결했었다면, 지금의 나루미는 약간은 더 능동적이 되었다는 느낌.

 사실 8권에서 더 중요한 것은 아야카와 엔젤픽스에 얽힌 후일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야카가 의식불명에서 돌아온 이후 완전히 히로인 후보에서 탈락한 조연女(1) 수준으로 격하되어 굉장히 아쉬웠는데, 그런 그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 주었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엔젤픽스, 사람을 죽음에 몰아넣는 마약에 관련된 이야기는 당연히 뒷맛이 깔끔할 수는 없다. 아무리 라이트노벨이라고 할 지언정, 모든 것이 '행복하게 잘 해결되었습니다' 로 끝날 수는 없을 것이며, 또 <하느님의 메모장>은 더더욱 그런 작품이 아니다.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하면 숨이 막힐 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소년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 또한 이 작품만의 매력이 아닐지.


 앞에서 잠시 이야기 한 것처럼, '아야카가 다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나루미의 니트 생활에 계기를 준 인물이라고도 말할 수 있으나 엔젤픽스 사건 이후의 메인 에피소드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비중이 낮았던 것이 사실. 앨리스가 모에 및 츤데레 성분을 마음껏 보충하여 히로인 독주를 구가하고 있으나, 명랑하고 여자아이다운 아야카의 등장이 줄어든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를 통해 아야카는 자신이 뛰어넘어야 할 아픔을 극복하고, 드디어 예전의 그녀로 다시 돌아왔다. 아픔이 있으면 같이 공유하고 싶어하고, 그것을 보듬어 주고자 하는 상냥한 소녀의 모습으로. 나루미가 지키고 싶었던, 아니 되찾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녀의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지.

 어쨌든 학교에서의 시선은 이미 시노자키 x 후지시마 커플링을 공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함께 졸업하고 싶다'의 함축적인 의미를 감안해 봤을 때, 아야카의 이번 활약(?)은 본격적인 서브 히로인 복귀 선언으로 간주해도 좋은 게 아닌가 하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이다. 아니, 감상이 아니라 바람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by Laphyr | 2012/03/04 19:06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핑백(1) | 덧글(1)

[캐릭터리뷰] 앨리스 in 하느님의 메모장

 



 최근 애니메이션화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하느님의 메모장>의 히로인 자리는 니트탐정 앨리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다소 두터운 벽을 치고 있기 때문에, 얼핏 보면 히로인으로 인지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는데요.

 

 사실 최근의 히로인들은 자신의 위치를 직접적으로 어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처음부터 자신의 매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중심에 선다는 것이죠. 이것은 라이트노벨의 캐릭터성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일어나는,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하느님의 메모장>의 히로인 앨리스는 자신의 존재를 잘 드러내지 않는 편입니다. 니트탐정답게 사건에 있어서 전면에 나서질 않고, 대화에 있어서도 어려운 말만 써 가면서 자신을 감추려고 하죠. 게다가 중요한 건,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훑어가는 <하느님의 메모장> 작품 속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제대로 등장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스스로가 어떤 캐릭터이며, 또 무슨 설정을 지니고 있고, 어떠한 생각을 한다는 것(주로 호감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캐릭터의 경우, 그러한 매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방향성을 지닌 캐릭터가 넘쳐나는 요즘에는, 어지간히 특출난 장점(여기에는 일러스트도 포함되겠죠)을 갖추지 않는 이상 독자들에게 각인되는 것이 쉽지 않죠. 그에 반해, 앨리스와 같은 캐릭터에게는 의외의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발견'의 매력이죠.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앨리스는 얼핏 보면 히로인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나루미 자체가 워낙 둔한 주인공이라(...) 그런 쪽으로 전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부분도 있고, 아야카 - 메오 등 등장했던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교되어 보였던 거죠.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앨리스의 귀여움은 더욱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온 앨리스는 굉장히 믿음직하지 못하지만 한편으로는 믿음을 주고자 하는 소년을 만났고, 그의 앞에서는 부끄러워하는 평범함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말도 안 되는 무리를 해 가며 사건을 해결하려는 나루미를 걱정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 밖에 나가길 싫어하면서도 기필코 자전거를 타고 나루미의 뒤의 앉아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려는 모습, 혹은 작은 손을 내밀어 옷자락을 잡고 나루미를 부르는 모습은 별 생각 않고 읽기에는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할 수 있지만, 그녀가 나루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상정하고 읽는다면 그 어떤 직접적인 어필보다도 귀여운 소녀의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히로인의 어필과 주인공의 둔함은 반비례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아직까지는 앨리스의 어필 아닌 어필에 나루미가 전혀 눈치를 채지 못 하고 있지만, 1~6권의 변화를 살펴보면 앨리스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혼자 화 내고, 혼자 얼굴을 붉히는 모습은 정말 귀엽지만, 아주 천천히 계단을 밟아 올라온 만큼 앞으로는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더욱 내보이게 될 것인지 기대하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약 : 노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만큼, 앨리스의 마음을 헤아려 그녀의 행동을 살펴본다면 참을 수 없이 귀엽다.]

by Laphyr | 2011/07/26 08:22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2)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