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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불가사의'를 취급합니다 - 부상당 골동품점 2권

작가 : 御堂彰彦
일러스트 : タケシマサトシ
원제 : “不思議”取り扱います - 付喪堂骨董店


 1권에서도 주인공들이 익숙한 일상에서 펼치는 신비한 이야기들의 매력에 빠져들었는데, 역시 2권에서도 실망하지 않게 만들어주네요. 상식을 뛰어넘는 신비한 힘이 깃들여진 골동품 '앤티크'와 그것을 취급하는 부상당 골동품점, 그리고 앤티크의 매력(마력?)에 휘말리는 사람들과 사건들. 

 캐릭터 설정과 배경 설명 때문에 초반부를 할애해야 했던 1권에 비해서, 2권은 이제 완연히 제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4개로 분할되어 있는 흥미로운 에피소드의 참신함도 여전하고 말이죠.

 1. 조금은 현실적인, 그럼에도 불가사의한 이야기들

 이 작품에서는 각 에피소드당 다른 힘을 가진 '앤티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행운을 부르는 돌,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 적어놓은 것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주는 노트 등, 우리가 평소에 미신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까운 소재들이 바로 앤티크가 되며,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친숙하게 주제에 다가설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사실 앤티크라는 소재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게 이야깃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작품 설정입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온갖 머리를 싸매며 설정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여기서는 '앤티크'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것은, 아무래도 '귀신들린 물건' 이나 '저주받은 물건', 혹은 '행운의 물건' 이라는 개념은 평소에도 우리가 친숙하게 여겨왔던 것이기 때문이겠죠. 

 단순히 특이한 앤티크를 등장시키는 것을 넘어서, 작가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등장인물이 전투능력을 갖고 있는 앤티크를 갖고 악당들과 전투를 벌이는 격투극이 진행될 수도 있고, 여성들이 홀랑 넘어오는 앤티크를 이용한 하렘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은 '불가사의'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권에서는 '비춰진 세계를 완전히 무음(無音)으로 만들어주는 마경' 과 '자신과 똑같은 존재(카피)를 만들수 있는 가면' , '상대방의 눈을 통해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안경' 과 '미래의 모습을 인화해주는 즉석카메라' 가 등장합니다. 마경 에피소드에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그 댓가에 대해 깨닫는 한 천재 작곡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가면 에피소드에서는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내 대신 힘든 일을 해줄 또다른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트릭을 이용한 전개를 통해 따끔하게 비판합니다.

 안경 에피소드는 사람을 타락시킬 수 있는 앤티크의 무서운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주인공인 토키야와 사키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모험담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1권과 마찬가지로 외전 느낌의 서비스편으로,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알게된 사키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토키야, 사키 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각 에피소드가 주는 즐거움의 맛이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더라도, 이야기들은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각각 색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더욱 다음 에피소드를 기대할 가치가 있겠죠. 비슷한 느낌의 단편들이 나열되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1권으로도 여러 이야기를 읽고 싶은 분이라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특징일 것입니다.

 2. 매력적인 캐릭터, 그것을 부각시키는 시점변환 서술

 부상당 골동품점은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 일행 이외에 등장하는 서브 캐릭터가 당연히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주인공 일행(토키야 혹은 사키)의 시점과 서브 캐릭터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비춰주는 서술 방식은 동일하게 구성되는데, 이는 독자가 각 에피소드에 빠져드는 것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서브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갖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의 큰 맥을 따라가는 작품이라면 메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서술해나가는 것이 독자의 감정이입에 도움이 되겠습니다만, 이처럼 다수의 독립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그런 방식이 오히려 조연 캐릭터의 사정을 독자가 충분히 납득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나중에 한꺼번에 밝혀지는 방식 - 코난이나 김전일에서 나오는 것처럼 - 을 취한다고 해서 동의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겠죠.

 거기서 정답으로 제시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가 이러한 주인공 - 범인(?) 의 시점변환 구조일 것입니다. 부상당 골동품점에서도 각 에피소드마다 이러한 시점변화를 통한 캐릭터의 심리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으며, 독자들은 변화해가는 시점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누가 앤티크를 소유한 사람인지 등에 대해 수수께끼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번째 에피소드에는 바로 사키가 서브 캐릭터로 등장하여, 1~3권에서는 토키야의 입장에서만 바라봐야 했던 그녀의 속마음을 낱낱이 훔쳐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되어 있습니다.

 '앤티크'를 중심으로하는 불가사의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만, 주인공 토키야와 사키의 오묘한 관계를 지켜보는 것도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입니다. 토키야는 나름 정의감도 있고 현실성도 갖춘 개념 히어로(?) 입니다만, '둔하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는 평소에는 무표정과 검은 옷으로 감정을 숨기고 있는 쿨데레 히로인 사키의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함'과 맞물려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줍니다. 

 이들은 힘을 합쳐 앤티크, 혹은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으로부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감정 표현에 서툰 소년과 소녀다운 미욱한 모습으로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는 1인칭을 기반으로 하는 시점변환 서술에 의해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독자를 맞이하고 있으며, 덕택에 이 작품이 다루는 소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라이트한'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라이트노벨을 읽어봅세

by Laphyr | 2008/07/11 05:13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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