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30일
아직 최종병기는 녹슬지 않았다
이영호 선수가 스타리그에서 박명수 선수에게 패배, 프로리그에서 손찬웅 선수에게 패배한 반면 강력한 플토전을 앞세운 정명훈 & 화려한 저그전을 자랑하는 신상문 두 선수의 활약이 눈부시게 부각되며 일년이 넘게 지켜온 '테란 원톱'의 자리가 그 어느 때보다 휘청거리는 시점, 대 화승전 3:0 석패로 6강 포스트시즌을 향한 불씨가 사그라들 위기에 몰린 시점. 그야말로 최종병기를 꺼낼 타이밍이라는 느낌에서 이영호 선수가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역전승으로.
테테전을 할 경우가 가스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입니다. 또한 3인용 맵에서 나머지 하나의 스타팅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누구나 알죠. 동족전에서 초반 소수 유닛끼리의 교전에서 계속 피해를 보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실. 근데 이영호는 이런걸 모두 극복하고 이겨냈다는 겁니다. 스막 & 퇴물을 이긴 것도 아니고, 충분히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여준 테테전의 검증된 강자 이성은을 상대로.
맵은 네오 메두사였고, 상황은 위에서 말한 그대로 흘러갔습니다. 이성은 선수는 오랜만에 나온 분풀이를 하겠다는 것처럼 초반에 치밀한 거리 재기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탱크 싸움에서 엄청난 이득을 봤습니다. 이영호 선수는 5시의 제2가스 멀티를 빨리 가져가긴 했지만, 병력 싸움에서 손해를 많이 보면서 본진을 둘러싼 메두사 성곽 지역을 점령당해 본진 리파이너리가 파괴당하기도 하는 등의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죠. 이후 이성은 선수는 중앙 대치 상황을 만들면서 11시 중립 스타팅 지역을 확보, 이영호 선수보다 미네랄은 두 군데, 가스는 한 군데에서 더 채취를 하면서 밀봉에 가까운 일방적인 경기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이영호 선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침착하게 드랍쉽을 운용, 전략 거점인 11시 앞마당을 절대 내주지 않으면서 경기를 장기전으로 이끌어 갑니다. 전투에서는 끊임없이 패배했지만, 절대 11시 앞마당의 멀티는 내주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지키기 싸움을 한거죠. 이영호 선수도 "잘 해야 무승부는 만들어야겠다" 고 말할 정도, "말도 안 되는 역전승" 이라고 스스로도 표현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성은 선수는 남은 자원력을 바탕으로 배틀을 뽑으며 체제 전환에 들어갔는데, 이영호 선수는 그것을 따라가려다가 (피직스 랩까지 건설) 재빨리 선회, "속도의 이영호" 라는 닉네임에 걸맞는 적재적소 기갑부대 운용으로 말도 안 되는 역전승을 이끌어 냈습니다. 정말 해설진도, 플레이하는 선수조차도 상상할 수 없는 역전이었죠.

이 사진은 정상적으로 gg를 받아내고 뛰쳐나온 상황이 아닙니다. 이성은 선수의 마지막 병력을 마지막 강습으로 공격시킨 뒤, 거의 모든 유닛들이 파괴되자 너무나 기쁜 나머지 이영호 선수가 gg선언이 나오기도 전에 마우스에 손을 놓고 한숨을 쉰 뒤, 이후 헤드폰을 집어 던지고는 흥분해서 뛰어나온거죠. 본인이 그럴 정도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저 역시 오늘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지만, 거의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팀을 위해, 자신을 위해, 팬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영호 선수의 모습을 보니 어쩐지 마음 한 켠이 찡- 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승엽 해설이 비슷한 언급, "왜 E스포츠가 위대한지" 에 대해 멘트를 날렸지만, 아마 상황이 절실하지 않은 사람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죠. 비웃을지도 모르고요. 정말 게임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이겼다고 포스트시즌에 간다는 보장도 없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어떤 의미를 부여해도 모자란 그런 명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만 한다고 E스포츠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에요. 놀림감이 되던 홍진호 선수가 극적인 첫 승리를 보여준 드라마처럼, 포기를 모르는 끈기를 보여준 이영호 선수의 오늘 경기처럼, 바로 이런 경기들이 있기에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로서의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테테전을 할 경우가 가스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입니다. 또한 3인용 맵에서 나머지 하나의 스타팅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누구나 알죠. 동족전에서 초반 소수 유닛끼리의 교전에서 계속 피해를 보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실. 근데 이영호는 이런걸 모두 극복하고 이겨냈다는 겁니다. 스막 & 퇴물을 이긴 것도 아니고, 충분히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여준 테테전의 검증된 강자 이성은을 상대로.
맵은 네오 메두사였고, 상황은 위에서 말한 그대로 흘러갔습니다. 이성은 선수는 오랜만에 나온 분풀이를 하겠다는 것처럼 초반에 치밀한 거리 재기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탱크 싸움에서 엄청난 이득을 봤습니다. 이영호 선수는 5시의 제2가스 멀티를 빨리 가져가긴 했지만, 병력 싸움에서 손해를 많이 보면서 본진을 둘러싼 메두사 성곽 지역을 점령당해 본진 리파이너리가 파괴당하기도 하는 등의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죠. 이후 이성은 선수는 중앙 대치 상황을 만들면서 11시 중립 스타팅 지역을 확보, 이영호 선수보다 미네랄은 두 군데, 가스는 한 군데에서 더 채취를 하면서 밀봉에 가까운 일방적인 경기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이영호 선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침착하게 드랍쉽을 운용, 전략 거점인 11시 앞마당을 절대 내주지 않으면서 경기를 장기전으로 이끌어 갑니다. 전투에서는 끊임없이 패배했지만, 절대 11시 앞마당의 멀티는 내주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지키기 싸움을 한거죠. 이영호 선수도 "잘 해야 무승부는 만들어야겠다" 고 말할 정도, "말도 안 되는 역전승" 이라고 스스로도 표현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성은 선수는 남은 자원력을 바탕으로 배틀을 뽑으며 체제 전환에 들어갔는데, 이영호 선수는 그것을 따라가려다가 (피직스 랩까지 건설) 재빨리 선회, "속도의 이영호" 라는 닉네임에 걸맞는 적재적소 기갑부대 운용으로 말도 안 되는 역전승을 이끌어 냈습니다. 정말 해설진도, 플레이하는 선수조차도 상상할 수 없는 역전이었죠.

이 사진은 정상적으로 gg를 받아내고 뛰쳐나온 상황이 아닙니다. 이성은 선수의 마지막 병력을 마지막 강습으로 공격시킨 뒤, 거의 모든 유닛들이 파괴되자 너무나 기쁜 나머지 이영호 선수가 gg선언이 나오기도 전에 마우스에 손을 놓고 한숨을 쉰 뒤, 이후 헤드폰을 집어 던지고는 흥분해서 뛰어나온거죠. 본인이 그럴 정도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저 역시 오늘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지만, 거의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팀을 위해, 자신을 위해, 팬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영호 선수의 모습을 보니 어쩐지 마음 한 켠이 찡- 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승엽 해설이 비슷한 언급, "왜 E스포츠가 위대한지" 에 대해 멘트를 날렸지만, 아마 상황이 절실하지 않은 사람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죠. 비웃을지도 모르고요. 정말 게임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이겼다고 포스트시즌에 간다는 보장도 없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어떤 의미를 부여해도 모자란 그런 명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만 한다고 E스포츠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에요. 놀림감이 되던 홍진호 선수가 극적인 첫 승리를 보여준 드라마처럼, 포기를 모르는 끈기를 보여준 이영호 선수의 오늘 경기처럼, 바로 이런 경기들이 있기에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로서의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by | 2009/06/30 23:02 | = 온라인/비디오게임 | 트랙백 | 덧글(2)
2008년 07월 03일
[감상] 아레나MSL8강 이영호 vs 손주흥
1~2개월 전의 이영호 선수였다면 당연히 그가 르까프 선수를 무찌르는(?)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려는 생각으로 감상했겠습니다만, 최근 이영호 선수의 기세가 좀 죽어있었기 때문에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공식전 10경기 4승 6패, 온게임넷 8강 탈락, 거기다 오늘 1,5경기에 쓰이는 오델로에서 르까프의 박지수 선수에게 패했던 경기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 이영호 선수의 테마는 철저히 '빌드' 였던것 같습니다. 1~2개월전 9할의 승률을 보여주던 이영호 선수는 원팩 더블 혹은 노배럭 더블을 자주 사용했었습니다. 비단 이것은 이영호 선수 뿐만이 아니라, 최전성기를 보여주던 지존급 테란 유저들의 공통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무적의 포스를 뽐내는 당대 최강의 테란이라면 상대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초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이에 지존급 테란은 빠른 멀티를 가져가면서 물량을 뽑아내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빌드의 패러다임은 조금 다르지만, 머씨 형제의 전성기때의 모습이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컨디션의 난조로 '상대적으로' 잦은 패배가 나오면서 이영호 선수를 상대하는 선수들도 '해볼만 하다'라는 생각에 여러가지 전략을 걸게 되었고, 무시무시한 방어력으로 역전승을 자주 보여주던 이영호 선수 역시 힘에 부쳐 패배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지난번 르까프 오즈와의 프로리그 vs 박지수전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이영호 선수는 철저히 준비된 빌드를 가지고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경기에서는 선가스 스타포트에 이은 맹공으로 승리를 잡았고, 3경기에서는 배럭 더블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빌드였음에도 불구하고 벙커를 잘 이용하면서 멀티가 없는 손주흥 선수를 꺾을 수 있었습니다.
다소 빠른 시간, 극단적인 빌드가 많이 나왔던 1~3경기에 비해서 4,5경기는 두 선수의 경기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4경기는 갈려버린 빌드의 차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1로 지고 있는 손주흥 선수는 의외로 대담한 노배럭 더블을 선택했는데, 이영호 선수의 정찰이 늦어지는 바람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이영호 선수는 2스타포트 레이스로 골리앗까지 생산하는 체제의 손주흥 선수를 상대로 나름대로 점수를 따냈고, 거의 비슷하거나 유리한 상황까지 이끌어갈 수 있었습니다. 11시 지역에서의 공방전에서 업그레이드 차이, 센터 선점의 문제만 없었다면 손주흥 선수가 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여기서는 2:1로 지고 있음에도 움찔하지 않고 과감히 전선을 전진시킨 손주흥 선수의 판단이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5경기는 이번 경기의 백미였습니다. 오델로에서 더블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두 선수가 완전히 똑같은 1팩 1스타로 경기를 시작했던 것이지요. 결국 배럭스로 먼저 정찰에 성공한 손주흥 선수가 2스타로 늘리면서 승부수를 띄우지만, 이영호 선수는 그것을 재빠른 골리앗 추가로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면서 멀티의 차이를 계속 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앞마당까지는 그렇다쳐도, 레이스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2가스멀티를 먹을 생각을 한 것은 정말 대단한 센스라고밖에 평가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공중을 장악당해 정찰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멀티를 먹어가면서 자원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선의 탱크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손주흥 선수는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레이스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고 했지만, 훨씬 숫자가 많았던 상황에서 공중에서 버벅댄 실수가 치명적이었습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MBC게임에서는 양산형급 선수의 별명을 붙이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 역시 최종병기 이영호에 맞선 비밀병기 손주흥이라는 컨셉이었는데요... =_= 결국 문제는 패배한 선수의 별명은 다시 쓰이지 않거나, 날빌귀 강수장처럼 놀림의 대상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폭군 이제동, 공명토스 박영민, 최종병기 이영호- 이 세 명의 별칭은 나름 양 방송사나 커뮤니티에서도 통용되는 느낌이긴 한데, 김구현 vs 박지수의 8강전에서 조커에 맞서는 타임어태커라는 별명을 보고 좀 우습기도 했고요. (워낙에 저 개인적으로 타이밍어택 하면 진영수 선수가 떠오르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4강전에서 이영호 선수가 박지수 선수에게 어떤 식으로 복수전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역시 당대에서 잘하는 팀의 안티로 설정하고 E스포츠를 관전하면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그 팀 선수들이 나오니까 상대방을 응원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 이영호 선수의 테마는 철저히 '빌드' 였던것 같습니다. 1~2개월전 9할의 승률을 보여주던 이영호 선수는 원팩 더블 혹은 노배럭 더블을 자주 사용했었습니다. 비단 이것은 이영호 선수 뿐만이 아니라, 최전성기를 보여주던 지존급 테란 유저들의 공통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무적의 포스를 뽐내는 당대 최강의 테란이라면 상대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초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이에 지존급 테란은 빠른 멀티를 가져가면서 물량을 뽑아내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빌드의 패러다임은 조금 다르지만, 머씨 형제의 전성기때의 모습이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컨디션의 난조로 '상대적으로' 잦은 패배가 나오면서 이영호 선수를 상대하는 선수들도 '해볼만 하다'라는 생각에 여러가지 전략을 걸게 되었고, 무시무시한 방어력으로 역전승을 자주 보여주던 이영호 선수 역시 힘에 부쳐 패배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지난번 르까프 오즈와의 프로리그 vs 박지수전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이영호 선수는 철저히 준비된 빌드를 가지고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경기에서는 선가스 스타포트에 이은 맹공으로 승리를 잡았고, 3경기에서는 배럭 더블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빌드였음에도 불구하고 벙커를 잘 이용하면서 멀티가 없는 손주흥 선수를 꺾을 수 있었습니다.
다소 빠른 시간, 극단적인 빌드가 많이 나왔던 1~3경기에 비해서 4,5경기는 두 선수의 경기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4경기는 갈려버린 빌드의 차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1로 지고 있는 손주흥 선수는 의외로 대담한 노배럭 더블을 선택했는데, 이영호 선수의 정찰이 늦어지는 바람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이영호 선수는 2스타포트 레이스로 골리앗까지 생산하는 체제의 손주흥 선수를 상대로 나름대로 점수를 따냈고, 거의 비슷하거나 유리한 상황까지 이끌어갈 수 있었습니다. 11시 지역에서의 공방전에서 업그레이드 차이, 센터 선점의 문제만 없었다면 손주흥 선수가 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여기서는 2:1로 지고 있음에도 움찔하지 않고 과감히 전선을 전진시킨 손주흥 선수의 판단이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5경기는 이번 경기의 백미였습니다. 오델로에서 더블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두 선수가 완전히 똑같은 1팩 1스타로 경기를 시작했던 것이지요. 결국 배럭스로 먼저 정찰에 성공한 손주흥 선수가 2스타로 늘리면서 승부수를 띄우지만, 이영호 선수는 그것을 재빠른 골리앗 추가로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면서 멀티의 차이를 계속 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앞마당까지는 그렇다쳐도, 레이스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2가스멀티를 먹을 생각을 한 것은 정말 대단한 센스라고밖에 평가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공중을 장악당해 정찰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멀티를 먹어가면서 자원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선의 탱크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손주흥 선수는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레이스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고 했지만, 훨씬 숫자가 많았던 상황에서 공중에서 버벅댄 실수가 치명적이었습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MBC게임에서는 양산형급 선수의 별명을 붙이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 역시 최종병기 이영호에 맞선 비밀병기 손주흥이라는 컨셉이었는데요... =_= 결국 문제는 패배한 선수의 별명은 다시 쓰이지 않거나, 날빌귀 강수장처럼 놀림의 대상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폭군 이제동, 공명토스 박영민, 최종병기 이영호- 이 세 명의 별칭은 나름 양 방송사나 커뮤니티에서도 통용되는 느낌이긴 한데, 김구현 vs 박지수의 8강전에서 조커에 맞서는 타임어태커라는 별명을 보고 좀 우습기도 했고요. (워낙에 저 개인적으로 타이밍어택 하면 진영수 선수가 떠오르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4강전에서 이영호 선수가 박지수 선수에게 어떤 식으로 복수전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역시 당대에서 잘하는 팀의 안티로 설정하고 E스포츠를 관전하면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그 팀 선수들이 나오니까 상대방을 응원할 수 있거든요(...)
# by | 2008/07/03 20:48 | = 온라인/비디오게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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