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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 3 & 시로미자카나에 대해



작가 : 도바시 신지로
일러스트 : 시로미자카나
레이블 : 전격문고, EX노벨


 1,2권 감상을 올릴 때도 그랬지만, 역시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 3권이었습니다.....만 개운치 못한 것은 정말 묻어줄 수 없는 단점이네요.


 - 여전히 흥미진진한 게임성

 : 미스터리 소설이 작품 전체를 게임으로 만든다면, 도바시 신지로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게임을 등장시킨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라이트노벨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이 작가의 그것이 특별한 것은 아무래도 기발하고 재미있기 때문이겠죠. 전작인 <문의 바깥> 에서는 캐릭터 자체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보단 그들에게 부여된 상징성에 기반을 두고 역할을 부여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정형화된 몇몇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 속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몰입하기에는 더욱 좋았습니다. 

 '게임'이라는 소재에 맞으면서도 자신의 작품 스타일에 맞도록 맵이나 몬스터, 마왕 등에 대한 규칙을 정했는데, 이게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스토리가 긴박하거나 감동적이더라도 반감될 수가 있죠. RPG 게임에 기반을 둔 시스템에 교묘하게 현실과 연결되는 부분,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항상 이어져 내려오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중, 삼중적인 트랩까지 잘 펼쳐 놓아 마지막까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흥미진진하다는 것이지, 3권이 가장 뛰어났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2권 쪽이 더 나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건 다음에 설명할 캐릭터 부분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 마이, 유키, 아스카, 카렌, 올리비아 등의 캐릭터성

 :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여 이번 3권에서 달라진 (발전된?) 점은 확실히 캐릭터성이 부여되었다는 겁니다. 그의 작품들은 이전까지 어떠한 에피소드를 통해 2차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 그게 메시지 전달이든, 배경의 설명이든, 복선의 포석이든 간에 -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가진 이야기의 깊이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녀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그것이 3권에서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단순히 수감자 게임이라는 소재로만 작품을 써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3권의 결말은 너무나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카렌이나 아스카, 또한 마이와 유키 등의 매력적인 히로인들이 있는데다 3권을 통해 구도적으로도 충분한 모습이 마련되었죠. 펄스나 누나 찾기 등의 요소가 메인이긴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나타낸 셈입니다. 이 때문에 2권의 게임은 캐릭터의 행동을 전혀 예측할 수 없어 게임적으로 재미있었던 반면, 3권의 게임은 캐릭터의 행동이 예측 가능해졌기 때문에 그러한 면에서의 흥미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겁니다.


- 일러스트레이터 시로미자카나

 :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문의 바깥>부터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까지 도바시 신지로와 호흡을 맞춘 일러스트레이터 시로미자카나는 쿄애니의 애니메이터인 호리구치 유키코 씨라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근데 하필이면 차라투스트라 3권 이후 작품이 끊기고 도바시 신지로의 신간 (라푼젤의 날개) 이 나온 시기가 케이온 1기 제작 및 방영 일정하고 미묘하게 겹쳤죠. 사실 케이온이 나오기 전에는 호리구치 유키코 씨가 지금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갖고 있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크지는 않았습니다만 2ch 라노베판 같은 곳에서는 이러한 일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던 적이 있습니다. 

 일거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라 도바시 같은(ㅜㅜ) 작가에게 붙여준 것이다, 케이온 때문에 바빠지기 때문에 4권이 짤렸을 가능성이 크다 등등.. 대부분 3권에서 중단된 이유를 일러스트레이터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케이온이 대박이 나고 도바시는 우에다 료와 새로 짝을 이뤄 중박을 치며 마의 3권을 넘기는 -_-;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후 그다지 연관 지을 일은 없어 보였습니다만..

 
 문제는 이 작품이죠. 올해 초 엔타메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신인 작가 안다 사다나츠의 <코코로커넥트> 시리즈. 마찬가지로 시로미자카나가 일러스트를 맡고 있지만, 이전과는 달리 완전히 대놓고 케이온 느낌의 캐릭터들이 그려진데다 학원 청춘 (서스펜스?)!! 케이온 2기가 버젓이 방송 중이지만 1권이 1월에 나오고, 2권이 5월에 나오고, 3권이 9월 예정이고, 뭐 그렇습니다. 지못미 도바시 신지로.. 그냥 차라투스트라가 안 팔려서 짤린 거였어.. ㅜㅜ

by Laphyr | 2010/09/01 22:48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감상]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 1,2



작가 : 도바시 신지로
일러스트 : 시로미자카나
레이블 : 전격문고, 익스트림노벨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한 연기 끝에 발매가 되어 인터넷 서점에 보면 1권보다 2권이 먼저 등록되어 있다는 해괴한 상황을 연출해주신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 우리의 도바시 신지로 작가님은 전작 <문의 바깥>에서 뒤통수를 아주 그냥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세게 후려갈겨 주셨던 전례(나쁜 의미로)가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이 작가분만이 가진 특출난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작품 이후 전격문고에서 발매되었던 <라푼젤의 날개>를 나름 재미있게 읽은 후 안심하게 된 부분이 있기도 하고요.


- 게임 : 역시 이 작가님은 '게임' 자체를 고안하고 그려내는 것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미스터리나 스릴러까지는 아니면서도 교묘하게 사람 머리를 쥐어 짜게 만드는 것은 여전합니다. 1권에서는 탈출 게임(?), 바벨의 세계, 2권에서는 보너스 땅따먹기 게임(?)이 등장하고 있는데, 확실히 전작인 <문의 바깥>이 조금 뜬금없는 면이 있었던 것에 비해 세계관적으로 다양한 게임이 등장할 수 있도록 설정하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두뇌 싸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 목표 : 전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살아남기 위한 싸움' 이었던 <문의 바깥>에 비해 이 작품은 '누나를 구하기 위해 빌리언 게임에 참가'한다는 것입니다. 게임의 목적이 다른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작에서는 주로 인간 사회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계와 관련된 문제들을 광범위하게 조명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좀 더 시야가 좁아졌습니다. 이건 나쁜 게 아니라, 소설로서의 재미가 좀 더 명확해졌다는 좋은 의미입니다. 쓸데없이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가 3권에서 '열린 결말'이라는 허명만을 놓고 와르르 무너져 버렸던 전작에 비해, '자신을 위해 싸웠던 누나를 구한다'는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것에 의해 파생되는 한정적인 인간 관계만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가 있습니다.


- 주인공 : 다중 시점(?)이었던 전작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누나를 구하기 위해 빌리언 게임에 뛰어든 후쿠하라 한 명으로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는 교내 마작 대회나 어둠의 듀얼 도박에서 이름을 날릴 정도로 애초에 두뇌파라는 설정이라, 상대적으로 평범했던 아이들이 상황에 따라 급격하게 변해가는 무리수를 뒀던 전작에 비하면 훨씬 안정된 느낌입니다. 뭐 다양한 가치를 다루고 여러 시각을 통한 작품을 집필하고 싶다면 전자가 나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재미를 추구해야 할 라이트노벨에서 그런 시도는 자칫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작가이시죠. 후쿠하라 이 녀석은 적절히 머리가 좋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튀지도 않고, 입담도 좋은데다 둔감하기까지 하다는 서술형 주인공으로서 아주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 이능 : 두뇌를 쓰는 게임이 메인이긴 하지만 이 작품에는 이능이 존재합니다. '펄스'라고 하는 정체 불명의 힘이 그것인데, 빌리언 게임의 참여자들은 이러한 펄스를 이용하여 고위 등급에 올라서 부를 차지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을 조정하는 협회는 그러한 펄스 사용자들을 발견, 육성하고 있고요. 펄스는 공격형, 방어형, 육체형, 지능형 등으로 구분이 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빌리언 게임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현실 생활에서도 어느 정도 힘이 있는 것입니다. 마치 <액셀 월드>에서 가속 기능을 일상에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펄스 또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펄스가 주로 사용되는 것은 빌리언 게임의 상황이며, 이는 게임 자체가 좀 더 비일상적이 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 히로인 : 이 작가님은 히로인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잘 그리십니다. 근데 문제는 '연결되는 히로인'과의 분홍빛 광경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지 않는 히로인'의 안타까움을 너무나 잘 나타내 주신다는 데 있습니다. 주인공 후쿠하라를 중심으로 히로인들은 꽤 많이 등장하는 편입니다. 일상의 상징 짝사랑 소꿉친구 소녀 유키, 비일상의 상징 로리 에이전트 마이, 또 하나의 비일상의 상징 같은 반 친구 아스카, 바벨에서 만난 믿음직한 그녀 올리비아, 머리카락 만진 남자는 용서치 않는 카렌 여왕님 등,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거의 키가 되는 인물이 여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후쿠하라 녀석이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는 가벼운 남자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그와 관련되는 매력적인 히로인들의 모습은 어딘가 안절부절 못 하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상황을 재밌는 대화로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건 작가의 문제인지 후쿠하라의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밥은 잘 지어 놓고 먹기만 하면 되는데 간장을 잔뜩 부어 버린다든가 하는 느낌의 과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뒷심이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히로인들과의 관계를 마무리하는 장면들이 다소 미흡한 면모가 있습니다.


- 장점과 단점 : 확실히 이 작품은 '읽는 순간의 재미'만 따지면 개인적으로 굉장히 높은 순위를 주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이것저것 머리를 쓸 요소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데다, 캐릭터도 충분히 매력적이죠. 비슷하게 '게임'을 소재로 하는 <신의 게임> 시리즈 같은 경우 게임이란 구실일 뿐이고 재미가 하나도 없으며 캐릭터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수단이 될 뿐인데,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 같은 경우는 목적, 즉 누나를 구할 수단이 되는 게임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또 이것은 '펄스에 중독되어 타락'할 수 있다는 요소의 추가로, 주인공과 독자 모두에게 양날의 검으로 다가오죠. 설정을 굉장히 재밌게 잘 살리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마무리 부분입니다. <문의 바깥>은 3권에서 죽을 쒔지만 그래도 1,2권은 개별적으로 충분한 메시지를 담은 엔딩을 제시했었습니다. 그에 비해 이 작품은 상대적으로 1,2권의 엔딩이 3권을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이 강할 뿐, 그 자체만으로는 개운치 않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이, 아스카, 유키 등 히로인들과의 관계도 깔끔히 정리되지 않아 현재 어느 정도의 위치에 와 있는지에 대한 가늠도 불분명한 편이구요.

 그래도 사실 이 작품을 약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는 것은 3권에 대한 현지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도바시 신지로 쨩이 엔딩을 제대로 썼어요~ 느낌의 감탄하는 반응들이 많았고, 1~3권 자체를 깔끔히 매듭 짓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기에, 적어도 죽을 쑤지는 않았겠지 싶은 마음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권의 뒷맛보다는 2권의 뒷맛이 더 좋지 않기 때문에 3권은 가급적 빨리 내 줬으면 싶은 바람이네요. 가급적이면 6,800원이 되기 전에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by Laphyr | 2010/07/14 23:06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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