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송병구

드디어 사라진 '무결점의 총사령관'의 결점

 이번 결승전은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시청했습니다. 지금까지 스타리그를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즐기면서 시청한 기억이 없었는데, 처음 그것을 실행할 수 있었네요. 예전에 파이터포럼 게시판에서 임요환 선수를 욕하는 글 중에.. "아, 임진록 이라길래 친구들 다 불러놓고 피자 치킨 시켰는데 3연벙으로 끝내냐 ㅅㅂ" 라는 레파토리가 있었습니다. 상징하는 바는 조금 다르지만, 저는 그 글을 보면서 '아, 나도 친구들과 먹고 떠들면서 경기를 보면 참 재밌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죠. 어떻게 생각하면 저도 오랜 숙원을 풀었고, 송병구 선수는 그보다 더욱 큰 소원을 이룬 공통점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듯 합니다.

 1경기 추풍령에서 송병구 선수는 칼을 빼듭니다. 사실 병구 선수가 먹는 욕 중 하나가 '다전제 판짜기를 못한다'는 얘기였는데, 까놓고 말하면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잘 안쓴다는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1경기에서 과감하게 칼을 빼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정명훈 선수의 대처도 괜찮았습니다. scv가 한 번에 정찰을 가지 않고 혹시 모를 전진 건물의 타이밍에 대비하는 모습, scv가 순식간에 뛰어나오는 장면까지는요. 하지만 송병구 선수는 프로브로 게이트를 하나 더 소환하여 scv의 길을 막아 게이트 하나를 기어이 완성시켰으며, 거기서 질럿이 튀어나와 테란 본진을 휘젓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기울었습니다.

 사실 질럿 본진 난입으로만 끝나는 경기는 최근에 굉장히 보기 힘듭니다. 2게이트 푸쉬가 잘 안나오기도 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테란 선수들의 컨트롤과 방어력이 엄청나니까요. 그런 방어능력을 자주 보여줬던 것이 이영호 선수로, 블루스톰에서 엄청난 심시티와 컨트롤을 이용한 전진 게이트 방어를 보여줘서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명훈 선수는 첫 대처 이후 마린의 컨트롤과 심시티가 좋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마린이 scv에 길이 막혀서 질럿에 잡히는 모습도 나왔구요. 그만큼 송병구 선수의 컨트롤에 독이 올라있었다는 말도 되겠지요. 마지막 gg를 프로브 + 드라군으로 잡아낸 것은 정말 그답지 않은 날카로운 수였습니다.

 2경기 메두사에서도 초반부터 강력한 송병구 선수의 푸쉬가 들어가는데, 정명훈 선수는 fd형태의 빌드를 시전하려다가 마린이 잡히면서 첫 걸음부터 꼬이고 맙니다. 계획 이상의 마린의 생산은 당연해 커맨드 타이밍을 늦추게 되고, 송병구 선수는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죠. 오늘 김가을 감독이 송병구 선수에게 리버보다 다크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2경기 승리의 교량이 된 것은 닥템의 활약이었습니다. 정찰에 들키지 않고 등장한 다크 템플러는 날카로운 타이밍의 테란 병력 진출을 막았고, 또 드랍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간을 벌었죠. 덕택에 송병구 선수는 트리플 넥과 다수 게이트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가까스로 방어를 마친 정명훈 선수가 공격을 선택한 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병구 선수의 게이트는 아직 폭발하기 전이었고, 닥템 전사 후 병력의 공백기를 아주 잘 찔렀죠. 플토가 유리하다, 유리하다 하면서도 이런 한 번의 전진에 밀려버리는 경기가 한 두번이 아니므로 - 주로 정벅자님이 이런 경기를 자주 보여주죠 -.. 조마조마한 순간. 근데 언덕에서의 두 선수의 선택이 결국 승패를 갈랐습니다. 탱크로 자리를 잡고 중립건물을 깬 것은 좋았는데, 이후 앞마당을 공격한 것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언덕으로 올라가지도 않은 선택이 문제였습니다. 송병구 선수는 굉장히 잘 참았고, 결국 게이트를 풀회전시킨 병력으로 어중간한 포인트에 위치한 정명훈 선수의 전진병력을 격파하며 사실상 승리를 거머쥡니다. 여기서 정명훈 선수가 언덕을 따라 앞마당을 조였거나, 아예 위로 올라가서 제3멀티를 타격하는 선택을 했다면 송병구 선수가 좀 더 적은 병력으로, 좁은 언덕에서 싸워야 했기 때문에 아슬아슬했죠. 결국 거기서 한 쪽을 선택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3경기는 송병구 선수의 리버가 정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도재욱 선수와의 4강에서는 그리도 말을 잘 듣더니, 여기서는 불량 스캐럽이 하도 많이 터지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뭐, 말은 이렇다지만 사실 타겟팅된 탱크를 무빙으로 잘 빼준 정명훈 선수의 컨트롤이 좋았던 탓이긴 하죠..

 그만큼 3경기는 정명훈의 메카닉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메카닉으로 강렬한 모습(대 플토전)을 보여주지 못해서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었는데, 3경기를 보면서 이 선수가 이윤열, 박성균을 3판 2선승으로 잡고 올라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균 선수의 탄탄한 병력 배치나 박지수 선수의 날카로운 어택 본능은 없지만, 일단 나가야 할 때를 알고 지켜야 할 곳을 아는 기본적인 기량이 뛰어나다는 느낌이었죠. 특히 셔틀을 상대하면서 시즈모드 탱크보다는 퉁퉁포와 무빙샷으로 리버를 잡고, 벌쳐의 뛰어난 운용으로 드라군을 위협하는 모습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4경기 플라즈마는 그야말로 전략의 패배. 저는 친구와 '정명훈이 2번 정도는 날빌을 쓸 것이다, 그 중 한 번은 플라즈마일 것이다' 라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1~3경기가 무난하길래 잊고 있었는데, 최적화된 타이밍의 4벌쳐(마인,속업) 드랍이라는 전략에 당해버린 것입니다. 근데 이 맵에서는 벌쳐 넘기기가 가능한데, 그냥 노게이트 더블을 가져간 송병구 선수의 생각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벌쳐가 하나만 넘어와도 타이밍 상 막을 병력이 하나도 없어서 멀티가 있으나 마나이니 말이죠. 물론 상대가 무조건 벌쳐 드랍을 하라는 법은 없지만, 프로브로 본진 플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 당연히 그 타이밍에 벌쳐가 나올 것이고 드랍을 안해도 넘기기로 공격 올 가능성이 농후한데 말이지요... 정명훈 선수가 박성균 선수와의 8강전 플라즈마 경기(박성균이 4벌쳐 드랍을 쓰다가 패배) 이후 이런 인터뷰를 했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4벌쳐 드랍은 플토 상대로 굉장히 강력한 전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근데 왜 테란인 저한테 쓰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대망의 5경기... 맵은 다시 추풍령으로. 1경기에서 보여준 견제의 모습과 같이, 송병구 선수는 빠른 타이밍의 정찰로 본진에 난입해 가스 러쉬를 성공시킵니다.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타이밍의 사업 드라군으로 정명훈 선수를 계속 압박하며, 상대의 순간적인 틈을 이용해 첫 탱크를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합니다. 당연히 테란 진출은 늦어지고, 그 사이에 트리플은 안정적으로 완성이 되고 말죠. 그러나 3,4경기를 통해 날이 선 정명훈 선수의 대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멀티 시도 후 꾸준히 병력을 모으면서도 벌쳐를 끊임없이 사용하여 마인도 심고, 빈 틈을 찾으려 노력했죠. 물론 송병구 선수의 방어가 좋아서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거기서 테란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플레이를 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송병구 선수가 좀 더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추풍령은 구조상 테란이 한 방의 힘을 이용해 다수의 멀티를 확보하기 괜찮은 맵입니다. 블루스톰과 같은 중앙 대치형 맵은 긴 전선의 구축이 필요한데, 추풍령은 가운데 미네랄 멀티 부근에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하면 이후 좁은 길목을 이용해 수비가 편하니까요. 8강 김택용 vs 전상욱 전에서 전상욱 선수가 진을 쳤던 바로 그 위치에 진출했는데, 결국 이것이 트리플을 폭발시킨 송병구 선수의 물량에 싸먹히며 경기는 어느 정도 기울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이 상황으로도 거의 플토가 이긴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정명훈 선수는 최연성 코치가 현역일 때 자주 사용한 몰래 멀티를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반전 시킵니다..

 진짜 송병구 선수가 이상하게 병력을 들이 부으면서 (엄옹이 아아 우승컵이 빨리 갖고 싶은 거에요!! 라고 말할 때) 몰래 멀티를 몰랐을 때는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_-; 바로 이것이 준우승의 병인가?! 김 캐리의 저주인가!? 라는 생각에..... 하지만 결국 스톰과 템플러가 등장하고, 정명훈 선수가 좁은 구역에서 일제 시즈-_-;를 하는 바람에 마지막 전투는 플토의 압승으로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작년 마재윤의 몰락 이후 계속 5대본좌를 찾아왔으며, 최근까지 스타판을 달군 가장 큰 소재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많은 대회에서 강력한 포스를 뽐내는 송병수 선수가 살짝 그 관문을 노크하다가, msl 8강 탈락과 함께 양대리그 평정이라는 대업은 실패하고 5대본좌로의 길은 좀 멀어지고 말았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결승에서 수없이 분루를 삼켜야만 했던 비운의 사나이, 무결점의 총사령관이라는 호칭이 놀림으로 여겨질 정도로 준우승이 많았던 남자에게 당당히 '우승'이라는 결과가 주어졌는데 말이지요. 그는 솔직하게 눈물을 보였고, 또 그것은 3회의 도전 끝에 얻어진 결실이기에 더욱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수처럼 스스로를 과신하지도 않고, 어떤 선수처럼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이기겠다는 생각에 빠져있지도 않은 꾸준함의 대명사 송병수 선수. 그의 첫 우승을 정말 축하해주고 싶고, 앞으로도 강력한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주길 기대할 뿐입니다.

by Laphyr | 2008/11/02 04:22 | = 온라인/비디오게임 | 트랙백 | 덧글(4)

[감상] 인크루트 스타리그 36강 H조 - 돌아온 총사령관

 오늘의 송병구 선수는 네임 벨류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플레이를 통해 증명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의 원종서 vs 박수범 전에서 눈을 완전히 버렸기에 더더욱 오늘의 경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는 원종서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_-;

 이번 36강 체제의 눈속임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피씨방 리거에 대한 동정론에 대한 반론으로 오늘과 같은 조편성을 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1경기에서 승리한 이학주 선수의 시각에서의 생각이긴 하지만, 적어도 24강 위치에서 기다리는 송병구 선수보다 오히려 플토전만 연습하면 되는 테란의 입장이 괜찮지 않았나 싶기도 했거든요. 병구 선수가 인터뷰에서도 신 맵의 연습이 부족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그런 상황이라면 누가 올라올지 모르는 전 스타리거의 입장도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더군요.

 어쨌든 1차 경기에서는 이학주 선수가 "테란"의 모습을 잘 보여줬습니다. 서기수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인상적인 힘으로 대항하긴 했지만, 솔직히 1경기에서 뻔한 셔틀 공격을 감행한 모습이나 3경기 안드로메다에서 온리 질드라로만 테란의 지상병력을 상대하려는 모습은 "아직 양산이구나" 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더군요. 물론 드랍쉽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학주 선수가 잘한 면도 있었겠지만, 르까프 테란들이 프로리그 개인전에서 보여줬던 특색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뭐 솔직히 이 부분은 이학주 선수가 오래된 선수이지만, 하부 리그까지 제대로 챙겨보지 않았던 제가 선수의 특징을 잡아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요.

 오늘 경기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최종진출전 1경기, 이학주 vs 송병구 in 플라즈마 였습니다. 

 아무래도 1차전 서기수 선수와 비교를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셔틀로 견제를 시도했고, 나중에는 결정타를 위해 캐리어를 준비했죠. 근데 한 선수는 완전히 실패했고, 또 한 선수는 멋지게 승리했습니다.

 사실 요즘 플토 vs 테란전에서는 웬만큼 넓은 센터를 가진 맵이 아닌 이상, 테저전에서 뮤탈 테러가 나오는 것처럼 무엇인가를 태운 셔틀이 자주 등장합니다. 뮤탈이 테란의 진출을 늦추고 후속 병력을 끊어먹으면서 저그의 3가스 확보 혹은 체제 변환을 통한 승리공식을 세워나가는 것처럼, 테플전의 셔틀 플레이 역시 견제를 통해 자원 수급을 방해하거나 병력을 끊어 진출을 늦추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도 그런 장면이 정석적으로 연출되다보니, 그것을 "꼭 거쳐가야만 하는 단계"로 여기는 듯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등장한다는 부분입니다. 1차전 1경기에서 보여진 서기수 선수의 셔틀은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레이스가 있는 것을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소수 병력 드랍은 '나 이렇게 공격할 의도가 있으니까 병력 함부로 전진하지 마' 라는 어필을 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했습니다.

 셔틀 드랍을 통한 견제는 테란 선수로 하여금 '아, 상대의 견제 공격이 무서우니 좀 웅크려서 수비를 할 필요가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격 시도에 의한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고, 서기수 선수의 견제는 '저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내가 공격하려는 것처럼 느끼게 해야겠다' 는 것이 뻔히 보이는 공격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드랍된 병력들은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았고, 끝까지 살아남아 적 본진에 올라간 드라군은 가만히 서서 건물 때리다가 뒤따라 올라온 벌쳐에게 허무하게 맞아죽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최소한 적의 본진이라도 더욱 살피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선수의 의지가 아니었나 싶어요.

 어쨌든 그에 반해 송병구 선수는 약간 느린 타이밍의 리버 견제를 통해 7시쪽 멀티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지상군을 뿜어낼 수 있는 체제를 완비합니다. 테란의 전진을 견제로 최대한 늦추고, 충분한 병력을 확보한 다음 정면에서 조이기 라인을 뚫어낸다는 정석적인 플토의 승리공식을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뭐 첫 번째 교전에서 리버가 빨리 죽은 흠이 있긴 했지만, 그 이후로 보여준 중앙 교전 + 후방 교란은 그야말로 조이기 라인을 형성하며 전진하는 테란을 상대하는 교과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2경기는 초반부터 어느 정도 기울어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엄 위원이 말한 '기세'라는 부분에 대해서 경기 내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들도 인간인 이상 그런 부분에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죠. 탱크 뒤에 숨어서 총도 안 쏘던 마린의 모습, 캐리어가 나올 때까지 까맣게 칠해져 있던 이학주 선수의 7시 맵 화면 등은 그런 부분이 많이 작용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임원기 선수만 두 번 꺾고 올라간 마재윤 선수에게 '부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봤을때 이학주 선수를 꺾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WCG 예선과 스타리그 36강을 통해, 특징이 없기에 '무결점의 총사령관'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유연성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 박지수 전에서 예상치 못한 지형을 이용한 패스트 캐리어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 왕의 귀환 경기는 초반 4드라군 푸쉬 성공 이후 굳이 캐리어를 가지 않아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캐리어 전환을 통해 '완벽한' 승리를 거둔 점에서 그런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엄 위원이나 캐리 해설도 이야기한 것처럼, '패배의 충격이 오래갈 수 있는', '벽이 느껴지는' 그런 경기를 이학주 선수에게 선사한 것은 덤이라고 할 수 있겠고 말이죠.

 뭐 '송병구의 테란전은 원래 강력하다' 는 이야기를 반론으로 할 수 있겠고, '대 저그전에서는 아직 A급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도 제가 발견한 유연성이 아직 제대로 여물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테란전은 원래 강력했어도 완벽하지는 않았으며, 융통성 측면이 부족했다는 것은 대 이영호 전에서의 패배들이 말해줬습니다. 운영의 묘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유연성, 센스가 필요한 만큼, 이러한 모습은 분명히 병구 선수가 긍정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저그전은 더더욱 극복이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_=)

by Laphyr | 2008/08/21 02:59 | = 온라인/비디오게임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