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소드걸스

소드걸스 오프라인 TCG 감상 - 이 게임은 망할 것이다.

※ 본 포스팅에 사용한 샘플 카드 이미지의 저작권은 (주)제오닉스에 있습니다. 샘플 이미지 사용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이 있을 경우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드걸스는 TCG의 명가 제오닉스의 온라인 카드 게임으로, 미소녀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성공적인 덕후용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오덕스러운 설정, 깨알같은 패러디 등은 고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액) 덕후 유저들을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TCG의 일러스트 : 온라인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수려하고 아름답다]

 소드걸스는 라이트노벨을 필두로 모바일 버전, 오프라인 TCG의 영역에까지 진출하며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성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TCG를 즐기는 유저로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연휴를 맞이하여 소드걸스 TCG를 친구들과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립학교 스타터 덱을 하나 구매하고 3만원짜리 부스터 팩을 뜯었으니, 총 4만원 정도 투자를 한 셈이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의 개인적인 감상은 포스팅의 제목과 같습니다. 소드걸스 오프라인 TCG는 너무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아래에 그것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 카드에 대한 수요와 만족
: 소드걸스는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일러스트가 기본이 되는 게임입니다. 근데 온라인 ver.을 플레이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덕후 호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쁘고 멋진 카드를 얻는 것이 굉장히 어렵죠. 문제는 오프라인 버전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배분을 해 놨다는 점입니다.

 이 게임은 캐릭터 - 추종자 - 스펠의 3종류의 카드가 존재하는데, 실질적으로 전투는 추종자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저의 수요(needs)가 가장 큰 것은 "아름답고 강한 추종자"일 것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으로 치면 강력하고 유용한 크리쳐가 될 것이고, 유희왕이라면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사용했던 강력한 몬스터들이 되겠죠. 

 헌데, 현재의 부스터 팩 (신입생 환영회) 를 보면, 캐릭터(40) / 추종자(72) / 스펠(40) 이라는 비율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진영(속성)이 4개로 나뉜다는 점을 고려하면, 152종의 카드 중 내가 플레이 할 주력 생물 카드가 16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중에서 높은 등급의 쓸만한 추종자는 등장 확률이 굉장히 희박하고요.

 실제로 저는 부스터 팩을 한 박스 뜯었지만, 4개의 진영 중 '주력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생각되는 R급 이상의 강력한 '추종자' 카드는 단 2개밖에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사립 학교 캐릭터는 하나도 없었고요. TCG를 제대로 즐기시는 분이라면 이 상황이 대략적으로 이해가 갈 텐데요, <매직 더 개더링>으로 치자면 백색 위니 덱을 운용하고자 하는데 '백기사' 카드가 1개밖에 없는 셈이며, <유희왕>으로 치자면 BF덱을 쓰고자 하는데 '달그림자의 카르트'가 1개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대체 덱을 여러 개 굴릴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캐릭터' 카드를 40종이나 넣어 놨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캐릭터 카드는 '소환사'에 해당하는 위치인데, 이것은 최소 1장, 혹은 많아야 2~3장만 있어도 충분한 카드입니다. 쓸데없는 캐릭터 카드에 R 이상 등급이 많아, 제대로 추종자를 얻지도 못했는데 캐릭터 카드만 넘쳐나는 상황. 이건 대체 누굴 위한 만족일까요?



 - 오프라인 TCG로서의 한계
: 원래 소드걸스 온라인 ver.은 기본적으로 컴퓨터의 연산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이것은 제오닉스의 최초 TCG인 <판타지 마스터즈>의 시스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생물들은 공/방/체를 지니며, 서로의 전투에 의해 그것이 소모되는 형식으로, 전투가 끝나도 그 대미지는 남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이 핵심이죠.

 전투가 끝나도 몬스터(크리쳐)에게 대미지가 쌓이는 것은 온라인에서는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몬스터가 빨리 소모되므로, 더 많은 강력한 등급의 카드가 필요
 - 나의 많은 카드들을 사용할 수 있음

 그러나 오프라인 TCG에서는 '대미지가 쌓인다'는 것이 치명적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쌓인 대미지, 변화한 공/방/체를 서버에서 계산하여 서로에게 뿌려줄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그 짓(?)을 직접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좋습니다만, 이 추종자가 2점의 대미지를 입는다면? 거기다 지속효과까지 있네요? 이걸 다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실제로 제가 플레이를 하면서 느꼈지만, 피해를 입은 것이나 공격력이 올라간 것을 지속적으로 표기를 해 줘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진행이 너무 느려지게 됩니다. 서로 카드의 효과를 잘 알고 있다고 해도 +1, -1 같은 것들을 제대로 챙기기는 귀찮을 수밖에 없고, 저것은 카드 외에 필수적으로 '주사위의 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반면 대다수의 메이저한 TCG는 이와 같은 방식을 차용하지 않았습니다. 공/체로 계산하든, 공/방으로 계산하든, 파워로 계산하든, 대다수의 오프라인 TCG는 전투가 끝나면 해당 전투에서 입은 몬스터의 피해는 회복되어 버리는 것으로 취급되죠. 위와 같은 지속효과가 있다고 해도, 어차피 그 몬스터의 피해는 회복되므로, 새로운 전투가 일어나면 기존 스탯 + 버프 효과를 계산하기만 하면 됩니다.

 온라인에서의 강점이었고 또 위에 말한 '카드의 순환'이라는 순기능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룰일 수 있으나, 오프라인에는 너무 맞지 않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강력한 덱에서 펼쳐지는, 유희왕, 매직더 개더링 등에서의 스피디한 게임이 도저히 벌어질 수가 없습니다.


 - 미소녀만 나오면 차별성인가
: 어느 콘텐츠에서든 '미소녀'라는 것은 상품성이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다수의 TCG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미소녀' 캐릭터는 분명히 인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오프라인 TCG에서 미소녀가 차별성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적어도 온라인에서는 검증은 끝났습니다. 미소녀만 등장하는 게임은 여러 플랫폼에서 '차별성'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발매된 DOA5만 해도 시리즈 전통의 차별성을 '미소녀'로 두고 있으니까요.


 근데 차별성만 있다고 게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게임성이 있어야 비로소 차별성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거죠. 위에서 이야기 한 문제로 '게임 자체의 진행'에 재미가 없다면, 굳이 후발주자인, 소드걸스 TCG를 해야 할 필요성은 없다는 겁니다. 차라리 유희왕을 하면서 미소녀 카드를 모아 미소녀 덱을 굴리는 것이 유망하겠죠. DOA가 단순히 룩딸 게임이 아니라, 철권, 버파 등과는 다른 타이틀 고유의 가위바위보 시스템으로 게임성을 대표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소드걸스의 게임성? 주사위가 없으면 TCG를 할 수도 없는 게임? 이게 무슨 게임성입니까.



 여튼 개인적으로는 많은 기대를 했다가 너무 실망을 하게 된 게임입니다. 적어도 기존의 TCG유저들이 소드걸스로 넘어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봅니다. 기본적인 게임성 자체가 너무 부족하여, 단순히 '미소녀' 요소만으로는 "왜 그 게임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충족 요소가 되질 못합니다.

 그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라면 기존의 소걸 온라인 유저들이 오프라인 TCG를 하는 것일텐데요. 솔직히 이것도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덕후 유저들(죄송합니다 저도 덕후에요)은 인간관계가 좁아,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플레이 해야 하는 오프라인 TCG를 얼마나 폭 넓게 즐길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하고..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이것이 온라인 소걸보다 메리트가 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컴퓨터 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미소녀를 카드로 만난다? 무슨 소용인가요 게임이 이상한데;; 저 같아도 소걸 유저라면 부스터 팩 3만원짜리를 사느니, 온라인에 그 돈을 지르고 말 것 같습니다.

 온라인 게임에 근간을 두었지만 국내에서 망트리를 탄 게임들이 전에도 있었습니다. 던파도 그랬고, 메이플도 그랬죠. 과연 소걸 TCG는 어떤 트리를 타게 될지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제 생각엔 망할 것 같지만요.

by Laphyr | 2012/10/03 13:02 | = 게임 | 트랙백 | 덧글(31)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