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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도마뱀의 왕 2권, 오타리얼 5권

 작가 : 이루마 히토마
 일러스트 : 브리키
 레이블 : 전격문고, 익스트림노벨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1권의 병맛에 비하면 훨씬 취향에 맞았던 2권이었다. 육체적 고통 따위 개나 줘 버리는 중2스러운 주인공들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토카게의 비중이 확 줄어든 것이 빙고였다. 1권에서는 토카게 군의 중2스러운 촌극의 조연에 불과했던 민달팽이 양이, 표지를 함께 장식할 정도로 활약해 준 것이 포인트. 왜냐하면 민달팽이 양은, 토카게와는 달리 분노하면 화를 내고, 슬퍼하며, 괴로워할 줄 아는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토카게의 눈알을 빼 갔던 스가모의 마짱스러운 비뚤어진 애정은 여전했지만, 토카게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인지 그녀의 존재감 자체도 훨씬 옅었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토카게 군은 리페인트라고 하는 초능력 때문에 스가모의 타깃이 된 것 이외에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이유가 별로 없다. 일련의 사건에 휘말린 건 모두 스가모 때문이었고, 2권에서도 납치된 계기에 우연 이상의 의미부여가 힘들기 때문. '신' 인 백로를 쓰러뜨리는 걸 목표로 한다고는 하는데, 과연 눈 색깔 바꾸는 것 이외에는 평범한 중학생에 불과한 그에게 대체 어떤 명분이 있다는 건가.


 반대로, 민달팽이에게는 무서울 정도로 명확한 복수의 이유가 있다. 살인청부업자로써 수많은 목숨을 빼앗아 왔지만, 동료였던 개구리와 뱀을 잃게 된 원인인 스가모 료에 대한 적의는 도저히 감출 수가 없는 것이다. 개구리와 뱀의 집에 들러 물건을 챙기는 그녀의 모습은 담담하게 묘사되었지만, 진짜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난동을 피울 생각도 들지 않는다. 스가모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에 냉정하게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이, 동료와 오른팔을 빼앗아 간 원흉에 대한 인간적인 분노를 조용히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2권의 부제는 <복수의 퍼스널리티>이다. 누구에게 어울리는지는 명확하지 않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작품의 주인공은 토카게에서 마이마이로 바뀐 것 같다. 근데 표지에 있는 거 민달팽이 맞지? 얼굴만큼은 미녀랬잖아 (....)


 
 작가 : 무라카미 린
 일러스트 : 아나퐁
 레이블 : 후지미 판타지아, NT노벨

 이미 리얼충이 다 된 나오키의 하렘 일기 단편. 요즘 주인공들이 다 그렇듯 나오키 이 녀석도 둔감 짱짱맨이라.. 여캐들이 러블리 광선을 뿜어내도 어중간한 반응만 돌아오기 마련. 본편에서는 캐릭터 밸런스 때문에 이 이상의 재미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단편집에 가까운 5권에서는 그나마 여캐들의 공세가 적극적이고 솔직하다는 재미가 있다.

 모모 편 - 표지를 장식한 귀여운 5살짜리 여동생 유즈와 함께 등장한 모모는, 놀이공원 에피소드를 통해서 나오키를 신경쓰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엄청 착하고 순진한 애다 보니까.. 고마운 마음이라든가 신경 쓰이는 감정을 주체를 못 하는 것 같음. 이제 이 정도면 이미 플래그는 활기차게 휘날리고 있는 수준이 아니려나. 과연 모모가 하세가와랑 사귀는 나오키를 보고 자기 감정을 추스릴 수 있을까? 이미 대답은 나와있는 수준이다.

 아즈키 편 - 올라운드 덕후에 코스프레 매니아인 아즈키와의 촬영회 이벤트는 눈도 즐겁고 상상까지 즐거워지는 달콤한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같은데 존댓말을 쓰는 캐릭터를 좋아하다보니, 부끄러워하며 존댓말을 쓰는 아즈키의 포인트가 높았다. 나오키도 그녀의 다이너마이트함에는 이미 마음을 빼앗긴 것 같은데, 이제는 행동만이 남아있는 것이 아닐려나. 오타리얼 캐릭터 중에서 최종적으로 나오키 곁에 있을 순 없을 것 같지만, 가장 먼저 여자친구의 자리를 노리는 것은 역시 아즈키가 아닐까.

 아카리 편 - 드디어 왔다. 1~4권까지 그런 낌새만 있었는데, 이번 단편은 아카리 시점에서도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심각한 브라콘이었다는 것이 명확히 밝혀진 것. 오빠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생떼를 쓰는 여동생의 모습이 매우 귀여웠다. 근데 뭐, 본편에서는 워낙 존재감이 없어서.. 

 무라사키 씨 편 - 동인작가 누님 캐릭터라면 충분히 있을법한 뻔한 에피소드이긴 한데.. 호감도의 깊이가 생각보다 깊어서 놀랐다. 이 여자도 분명히 연애경험이 없다는 설정이겠지. 순진하고 성실한..이라고 쓰고 둔감하고 결단력 없는..이라고 읽는 요새 라노베의 주인공 타입을 좋아하시는 누님이라니.. 여하튼 이 누님도 본편에서는 그다지 비중이 없긴 하지만, 본격적인 연애 투쟁(?)에 들어선다면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음.

 하세가와 편 - 가장 의외라면 의외였던 에피소드가 미도리 편이었다. 본편에서는 애매한 태도만을 보였기에 (뭐 나오키도 마찬가지이지만), 오히려 모모나 아즈키 쪽이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상태까지 몰렸었는데, 단편 에피소드를 통해서 적어도 나오키를 '친구' 수준으로는 인식하고 있다는 건 피차간에 명확해 진 것. 오타쿠 취미와 과거에 무언가 있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은데, 과연 이후의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지. 그냥 페이크 히로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5권에서 이렇게 의미가 재부여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여튼 정리하면 하렘 에피소드였는데.. 어쨌거나 나오키가 코다카라든지, 아키하루라든지, 지로라든지 하는 하렘물 주인공과 다른 점은 분명히 있는데, 그건 바로 제대로 된 연애감정을 처음부터 갖고 있다는 부분이다. 연애감정과 우정을 제대로 구분 못 하는 멍청한 남자주인공들은 엔딩도 못 보고 열린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하세가와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나오키는 어쨌거나 어느 방향이든 선택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모모, 아즈키와 같은 캐릭터들이 그에게 호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상, 그리고 여자친구 떡밥이 등장한 이상, 오타리얼은 평범한 하렘물과는 좀 다른 재미를 분명히 줄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한다.

by Laphyr | 2013/03/24 15:20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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