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요즘 논산에서 유행하는 귀신얘기

아직 군대를 안 가신분들, 특히 논산 훈련소로 입영하실 분들이라면
조금은 주의하시면서 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최근에 저희 부대로 배치
받은 이병에게 들은 따끈따끈한 귀신 얘기거든요. -_-;

제가 입대할 즈음, 한창 여름이 다가오는 무더운(?) 4월에 구보를 줄인다는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입소하기 2개월 전의 훈련생 중에서
구보를 하다가 죽은 훈련병이 있었거든요. 그 때문에 무리한 구보는 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와서, 일정 수준 이상의 구보는 기합으로도 실시하지 않았죠.
그리고 육군 상의를 보면 앞가리개가 존재하는데, 이것은 전에는 병사가 사망
하기 전에는 덮지 않는 걸로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근데 제가 입소하기 몇 개월
전에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중, 조금 정신이 모자랐던 어느 병사 한 명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은 상태에서 자기 상의 안에다가 수류탄을 넣어서 뻥! 하고
터져 버리는 사건이 일어났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훈련 전에도 저희가 주의
교육을 받은 사항으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죠.

근데 지금으로부터 몇 개월 전, 훈련병으로 약간 신기가 있는 녀석이 입대했다고
합니다.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러 갔는데, 그 병사가 갑자기 무서워 하면서 2번
사로를 보며 벌벌 떠는 겁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여긴 중대장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상체가 없고 하체만 있는 병사가 그 옆에서 계속 서성거리고 있다면서
무서워 죽겠다고 울먹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식의 뻥을 치는 사람은 많이 있기
때문에 중대장이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았는데, 그 행동 묘사가 실제로 폭사한 병사가
수류탄을 몸에 넣은 상태로 보이던 이상한 행동과 비슷했기에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의심이 생긴 그 중대장은 앞에서 말했던 구보 사망사건이 일어났던 구보 코스로
그 병사를 데려갔습니다. 별다른 앞뒤 사정은 설명하지 않고 말이죠. 저희 때는 이 사건이
발생한지 2개월밖에 안 되었을 때라서 기간요원들이나 분대장들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훈련병들에게도 금방 소문이 퍼졌었지만, 이 때는 이미 사건이 발생한 지
꽤 지난 시점이라 제대로 알고 있는 분대장들이 없어 극소수의 훈련병들 사이에서만
알고있는 괴담이었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중대장은 아무런 설명 없이 이 구보 코스를
혼자서 뛰라고 시켰습니다. 근데 그 병사는 알았다고 하고 열심히 뛰던 중, 중간에
막 혼자서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중대장은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가만히
놔두어 보았다가, 구보를 마치고 돌아온 병사에게 무슨 일이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병사는 어떤 훈련병이 계속 뛰고 있길래, 대체 언제까지 뛰어야 되는 거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근데 훈련병은 말이 없이 계속 뛰기만 했고 몇 마디 말을 걸던 병사는
포기하고 그냥 자기 코스를 달려서 중대장에게 돌아왔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중대장이 그 훈련병이 어떤 모습이었냐고 묻자, 몇 주차 표시를 하고 있었으며
무슨 색의 명찰을 달고 있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 묘사는 구보 사망 사건 때 죽었던
훈련병이 속한 교육중대와 명찰의 색깔, 사망했을 당시의 주차 표시까지 정확하게 일치
했다고 하네요. 결국 그 병사는 특별 취급을 받고 부대 내의 여러 괴담이 도는 장소들을
조사해보게 했고, 그래서 작년 겨울에 몇 군데의 장소에 사고로 죽은 병사들의 영을 기리는
석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입대하면 뜬금없이 종교 활동 지역도 아닌데 지어져 있는 석탑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신입 이병이 말해주더군요. 조금은 무섭기도 하지만, 앞으로 거기에 갈 일은 없을 테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뭐, 위령 탑을 세워주었으니 앞으로는 그런 괴담이 벌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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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phyr | 2007/01/21 10:29 | = 경교대 생활일지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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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zen at 2007/01/21 10:40
무섭군요.
Commented by 벗씨 at 2007/01/21 11:01
군대는 이상하게 괴담이 많죠.
저희 부대만 해도 10종 창고가 있기 때문에(10종이 뭔지는 군대갔다온 분은 모두 아실겁니다)
그 근처를 지날때면 늘 오싹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그 근처에는 전봇대도 없는데, 항상 밤에 창고가 우유빛으로 빛나곤 했죠. 더불어, 매월 9일날에는 그 근처를 9명의 군인들이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9명이 한바퀴씩 돌면서 사라지는데, 9바퀴를 다돌고 나서 한 명 더 도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보면 죽게된다는(같이 끌려가서 돌게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믿지는 않았지만 찝찝한 건 찝찝한거죠.
Commented by 사화린 at 2007/01/21 11:03
후어어-! 확실히, 군대에서 죽는건 개죽음이다- 라는 말도 있던데,
한이 맺힌걸까요? -ㅅ-;;

........제친구가 논산 훈련소인데... (낄낄)

전 306보충대.. OTL
Commented by 칼리톨란돌 at 2007/01/21 11:41
가야한다는..ㅍ.ㅍ;;;
Commented by 라피 at 2007/01/21 11:45
이 블로그에 오면 별별 이야기를 다 보네요.. ^^;
덕분에 재미있는 무서운 이야기 하나 알게되었.. ;;
Commented by Kaltruhe at 2007/01/21 13:35
.... 오싹하군요. 신병이 수류탄에 폭사한 모습을 실제로 알고 있을리도 만무한데.... 아침부터 소름돋습니다! 워오오오오!
Commented by Sakiel at 2007/01/21 14:08
그런것도 있군요.
전 무섭다기보단 왠지 슬픈 느낌.
Commented by 은빛날개™ at 2007/01/21 15:16
덜덜덜 아직 군대 안갔는데 Σ=ㅁ= !!
Commented by 은잎군 at 2007/01/21 16:30
...우와 귀신이야기 =ㅁ=;
섬뜩하군요.
Commented by 퍼런날군 at 2007/01/21 18:15
좋아! 논산만은 피해가자!! (그런데 어떻게?;;)
Commented by Laphyr at 2007/01/21 18:16
rezen// 저도 당장 오늘 야간근무때부터 생각나면.. 덜덜
벗씨// 솔직히 들을 때는 에이 그게 뭐야~ 라고 했지만.. 혼자서 야간 근무를 설때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건 어려운 일일것 같아서.. 으흑. 저는 구치소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9종창고가 뭘 말씀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9명이라는 엄청난 단위로 순찰을 돈다는 것도 잘 적응이 안되고.. (제가 근무하는 구치소는 무조건 1명, 많아야 2명이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사화린// 뭐, 해피엔딩으로 끝난 거니까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하핫; 친구분에게 말씀해주세요~ -.-;
칼리톨란돌// 논산이 그래도 낫습니다.
라피// 하핫; 아무래도 별의별 사람들하고 다 부대끼며 살다보니 쓸데없는 잡담이 무지 많아지네요; (리뷰나 써야 할 것인데 -_-;;)
kaltruhe// 다리만 남아서 막 움직인다고 하니.. 파랗게 질릴만 하죠...!
sakiel// 맞아요. 그들도 다 똑같은 대한민국 젊은이들인데.. 가족이나 친구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슬플것 같습니다.
은빛날개// 그래도 논산이 낫습니다. 다른데 보다는..;
은잎군// 흐흐, 은잎군님은 아직 많이 남으셨으니~
Commented by BooGiePop at 2007/01/21 20:35
그냥 괴담이겠죠 뭐...학교에 흔히있는 그런거..
Commented by 야나기 at 2007/01/22 00:17
흠...보통 군인들은 귀신도 잡아야할정도로 담력이 세야하는줄 알았는데,
은근히 내면적으로는 나약한걸지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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