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기 발브레이브 22화 - 부활의 장

혁명기 발브레이브 2기 10화 - 그것은...


 배신에 배신을 거듭해 파국으로 치달은 21화에 이어.. 해결할 문제들이 굉장히 많은 22화였던만큼, 기대와 불안이 반반이었습니다. 24화가 완결인데, 나머지 이야기는 어떻게 해결하지?! ...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번 화에서 그것을 완벽하게 불식시켜 줄 만한 장면들이 나왔네요.

 특히 하루토 - 에르엘후의 관계가 기존의 '계약'에서, '약속'의 단계로 나아갔다는 것은 이야기 전체의 흐름을 꿰뚫는 가장 핵심적인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어째서 혁명을 일으켜야 했는지, 어째서 새로운 제국을 만들어야 했는지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처절한 '계기'의 이야기를 보여줬어요.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두 소년이, 드디어 같은 길을 걷고자 맹세하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저게 가장 중요한 얘기.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니었네요. 예전부터 밝혀온 것처럼 루키노 파였던 제 입장에서는, 이번 화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번 화는 하루토와 에르엘후의 부활의 장이라는 것이 정석적인 해석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루키노 사키의 부활의 장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양쪽 다로요.




 저번 화에서 쇼코는 하루토가 진실을 숨겼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그를 적에게 넘기는 선택을 했습니다. 상황적으로 어쩔 수 없는, 평범한 여고생답지 않은 대단한 결단이었다고는 하나, 단 1화만에 그 진실이 밝혀지고 말죠. 직접 발브레이브 1호기에 타려고 한다는 용기있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도 정말 대단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하루토가 '인간을 그만둔' 것이 바로 자신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그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그녀는 오열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은 월면에서 에르엘후와의 주먹다짐을 벌이던 도중, 사시나미 총리가 하루토의 손에 의해 죽어버렸다는 '폭탄'이 터져버렸죠. 에르엘후 역시 자포자기 상태에서 내뱉은 말이었지만, 이누즈카 선배의 최후를 생각하면 좀 안타까운 타이밍의 폭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루토는 이것을 극복하고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희망을 갖지만, 쇼코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분명한 벽이 생겨버린 것은 명백.



 그런 와중, 최후의 순간에 등장한 것이 바로 루키노 사키. 저번 화에서 아드라이가 도와줄 낌새를 보여주긴 했었기에 예상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절망의 끝까지 몰렸다가 다시금 희망을 찾은 하루토의 앞에 나타난 것이 다름아닌 루키노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녀는, 위력정찰을 위해 모듈77을 떠난 이후 한 번도 보이지 못했던 밝은 미소를 보여줬습니다. 단지, 하루토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요. 


 생각해보면, 루키노에 대한 대응이 이상하리만치 허술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적지 한가운데에서 지속적인 위협이 닥치는 바람에 신경을 못 썼다고는 하지만, 지구에 놓아둔 채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도 좀 웃기는 일이죠. 그만큼 여유가 없었다는 해설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루키노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적진에 혼자만 버려진 상태가 된 꼴이니, 다른 생각을 품었더라도 이상하지 않았죠. '그런' 일까지 당하고 난 뒤이니, 더더욱 다른 감정이 생겨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아드라이에 의해 주어진 자유에 그녀가 선택한 것은 망설임없는 헌신이었으며, 그 중심에 하루토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은, 그녀의 눈물이 보여준 것 만큼이나 명백하겠죠. 예전에 막장이라고들 불렸던 1기 10화의 감상에서도, 저는 다른 것보다 루키노 사키라는 히로인이 하루토에 대한 헌신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했다는 것이 가장 기대가 된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지나스님의 감상에서도, 이 작품에서 가장 한결같은 캐릭터가 사키라는 얘기가 있었죠. 


 그 미래란 결국 하루토라는 남자에 대한 따뜻하고 올곧은 마음일 것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림없이 한결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것은 결국 사키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신의 잘못된 판단에 오열하는 쇼코와 너무 비교되는, 받기만 하는 히로인들과는 다른,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이렇게 아름다운 캐릭터가 히로인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히로인일까요.

by Laphyr | 2013/12/15 22:19 | = 애니메이션잡담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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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al at 2013/12/15 23:05
그런데 문제는 이번 22화에서 그 꼬맹이가 아들네미가 아닌것 같은 뉘앙스를 보이지 않았나요?;; 게다가 멍청한 하루토새퀴는 쇼코빨고 앉아있었던게 현실이구 말입죠.. 저도 사키가 진히로인이자 본부인(?)이 될거라는데에는 믿어 의심하지 않지만... 좀 불안한 떡밥들을 추가로 내보인 22화인지라;;
Commented by Laphyr at 2013/12/15 23:14
쇼코를 좋아한다는 대답의 진위는 상황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제3제국령 211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들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죠. 그렇지만 그 소년이 하루토와 사키의 아들이어야 할 이유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모두 풀린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진히로인 자리는 이미 꿰찼다고 생각하고, 남은 건 그 결실(보답?)을 어느 정도까지 보여주냐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엑스트라 at 2013/12/15 23:41
근데 발브레이브 타면 탈수록 기억과 수명이 얼마없어진다는 증상까지 알게된다면........ 아무리 어쩔수 없다고는 해도 선택 정말 잘못했다는...........

이 열받는 상황을 해결하려면 오로지 마기우스라는 악당을 제대로 몰살, 아니아니, 이 세상에서 제일 잔인하게 아작을 내줘야한다는!!!!! 그것만이 쇼코를 구하고 사키에대한 원한을 제대로 갚는길!!!
Commented by Laphyr at 2013/12/15 23:49
뭐 그렇긴 하지만 얘네들 상황이 워낙 급박했으니까요 ㅜㅡ
말씀하신 것처럼 제국 건설은 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아마데우스 & 카인 얘네들한테는 확실히 한 방 먹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거기까진 해 줘야 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차피 200년 뒤에도 전쟁은 계속되는 것 같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엑스트라 at 2013/12/16 03:52
한방이 아니라 한 줌의 재도 안 남기고 아예 소멸을 해야죠!!
Commented by 지나스 at 2013/12/16 09:18
사실 사키는 버려진 거나 다름 없었죠.
아무리 구할 방법이 없었다고는 해도 걱정하는 장면 한 번 안 나온 건 좀 너무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런데도 사키는 돌아왔습니다. 하루토를 보면서 미소 짓는 게 정말 예뻤죠.

이야기의 치밀함에 슬슬 익숙해져 가는 중이라 이것마저도 제작진의 계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 분명히 그럴 걸요. 아니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해..
Commented by Laphyr at 2013/12/16 23:29
마음을 졸이던 것까지 포함해서, 극적인 효과를 노렸던 걸까요?
진짜 2화에서부터 복선을 깔아두고 22화에서 회수하는 모습을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계산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어지네요. 2화 -> 22화 사이가 모두 계산적이었다면, 1X화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도 미리미리 다 계획이 되어 있었겠죠.
으흑, 여튼 사키의 미소가 짱짱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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