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기생여친 사나

 작가 : 스나기 이즈모
 일러스트 : 루나리아
 레이블 : 가가가문고, J novel

 내 뱃속에 사는 기생충이 여친이라고!! 일본은 물론 국내 독자들에게도 굉장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 드디어 정발되었다. 과연 어떤 작품일까? 기생충까지 모에화 하다니, 막장 작품 아니야? 라며 거부감을 느끼실 분도 있을 것 같아, 대략적인 내용을 리뷰하며 감상평을 남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생충 그런 거 다 필요없음 미소녀가 귀여우면 되는 거 아님? ㅇㅇ 이다.


 1) 기생 여친 설정

 먼저 기생 여친 설정부터. 일러스트와 줄거리에서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고교생 카라토는 어느 날 생물학자인 아버지의 실험체를 잘못 먹어버려, '패러시스턴스' 라는 신종 기생충의 숙주가 되고 만다. 패러.. 어쩌구 귀찮으니 이 기생충은 의식을 가질 정도로 고도로 진화된 생명체로, 본체는 카라토의 뱃속에 남겨두고 '분신'을 만드는데, 그게 바로 저 귀여운 미소녀라는 설정이다.

 사실 굉장히 말도 안 되는 설정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애초에 이능계 보이 밋 걸 작품에서 제대로 된 미소녀가 등장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 저 멀리 메론빵을 좋아하는 소녀에서부터, 바람구멍을 좋아하는 소녀라든지, 숯덩이를 생산하고 싶어하는 소녀라든지, 알몸으로 꼬리를 덮고 자는 소녀라든지, 정전기가 잘 오르는 소녀라든지.. etc.. 새삼 되돌아 볼 것도 없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의 미소녀들은 이미 굉장히 많이 등장했다.

 그래서? 결론은, 설정이 문제가 아니라, 그 미소녀가 얼마나 귀여운지가 문제라는 것.
 실제로 이 사나라는 아이는 기생충이다보니 인간세계를 잘 모른다는 점 (천연) + 숙주를 잘 지켜줘야 하는 기생충의 몸이라는 점 (열심) + 로리 거유 (좋음) 속성이 적절히 잘 섞여, 매우 바람직한 귀여움을 보여주고 있다. 기생충 설정 때문에 뻔한 설정은 될래야 될 수가 없다는 점이 포인트다. "본체 꿈틀거린다!" 라는 협박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귀여운 협박이며, 숙주의 손을 잡고 있어야 '맛'을 느낀다는 설정을 사용한 닭살 시츄에이션도 정말 기발하다. 어쨌거나 사나 귀여워요 사나.


 2) 음란 사촌 여동생 사쿠라 + @

 히로인만 귀엽다고 끝이 아닌 것이 또 요즘 라노베의 특징. 반짝반짝 비듬을 흩뿌리는 외계인 소녀에게 꼬불꼬불 갈색머리 베이글녀 라이벌이 있다면, 기생여친 사나에게는 음란 사촌 여동생 사쿠라가 있다. 뭐, 그 외 기타등등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사쿠라의 설정을 보고 처음에 굉장히 식상했다. 주인공과 어릴 적부터 같이 살면서, 남몰래 연심을 품어온 사촌 여동생. 이건 너무 뻔한 설정 아닌가. 근데 이건 30페이지도 채 되지 않아서,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쿠라라는 귀여운 미소녀는 '돌발성 음란증후군'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설정을 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건 무슨 야겜이나 야애니에 나오는 '그런' 수준은 아니다, 당연히. 돌려 말하자면, "연심을 품고 있는 사촌 여동생이, 그 마음을 오빠에게 직접적으로 Attack할 수도 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의 결정체라고나 할까? 사쿠라는 오빠인 카라토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그의 동정을 차지하고 싶어하며, 스위치(?)가 들어오면 그런 자기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해 버리는 것이다. 뭐 카라토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라노베 남주인공 ( = 고자)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가 진행되지는 않지만, 사촌오빠의 동정을 노리는 여고생 설정의 사쿠라는 정말 신선하고 귀엽다. 재밌다.

 +@에 속하는 것은 말수 적은 급우 카이지츠 아스카, 괴짜 학생회장 미코토, 풍만누님 키라 선생님, 바보친구 죠지 등의 조연들. 이들도 하나하나 재미요소를 써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웃기고 재미있다. 그만큼 작가가 캐릭터를 써 내려가는 필력이 뛰어나고, 또 다양한 창작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 작품처럼 '이상하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라노베는 근래에 보지 못한 것 같다.



 음. 중요한(?) 내용을 빼 먹은 것 같기도. 애초에 이 작품을 "이능 보이 밋 걸" 이라고 소개한 것은.. 기생여친 자체가 이능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기생에 의하여 실제로 '이능'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말 부분에서는 이것을 중심으로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을 보여주나,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허접하다는 것은 아니고.. 주인공 동기부여가 좀 약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히키 오덕으로써 납득은 됨..)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 손을 꼬옥 잡고, 이것도 먹어, 저것도 먹어, 하며 즐거운 얼굴로 웃고 떠드는 사나를 보며 닭살돋기 (미소녀, 연애)
 - 카라토와 사나가 목욕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스노클 장비를 끼고 욕조에서 잠복하던 사쿠라를 보며 폭소하기 (개그)

위 두 가지 요소를 즐기는 것에 있다.
그냥, 마음 편히 웃고 즐기면, 자연스레 마음도 따뜻해지고 애정도 생기는 그런 작품이다. 추천.

by Laphyr | 2012/10/14 22:32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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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구라펭귄 at 2012/10/14 22:36
기생(妓生)인가 했는데
기생(寄生, parasitism)이라니!
ㅠㅠ
왠지 식었습니다(...)
Commented by Laphyr at 2012/10/14 22:38
으악 ㅋㅋㅋㅋㅋㅋ 기생도 괜찮겠는데요.
메이드의 한국화!! 기생!! ㅋㅋ

근데 이 작품은 정말 약간 맛이 간 내용이라.. 이상한 거 좋아하시면 필추입니다. ㅋㅋ
Commented by 구라펭귄 at 2012/10/14 22:42
진짜 한양의 잘나가는 기생이 여친으로...하는 설정인줄 알고 클릭을 ㅋㅋ
Commented by Toxin at 2012/10/14 23:01
아아.. 기생시켜주고 싶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서 저런 여자애한테 기생할 수 있다면 더 좋겠네요.
Commented by Laphyr at 2012/10/14 23:09
저도 기생시켜주고 싶습니다..
항상 곁에 있어줄 뿐더러 날 지켜주기도 하고..
Commented by 크레멘테 at 2012/10/14 23:01
WOW....
라피르 님 덕분에 제 네24 카트가 점점 커지는군요(...)
Commented by Laphyr at 2012/10/14 23:09
이건 꼭 만족하실 듯 합니다..
현지 반응도 괜찮았지만 직접 읽고보니 만족도가 더 커지는군요.. 크크크
Commented by 레뮤 at 2012/10/15 23:48
오오... 10월 신간 지르기 직전 요 리뷰를 읽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카트가 점점 비대해지네요 허허...

사실 지인이 '기생충 모에 라노베가있대' 라길래 아무리 라이트 라지만 이젠 별게 다 모에화되는구나 싶었는데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되나보군요

기대하고 1권 구매 고고
Commented by MOMO-may at 2012/10/24 15:22
약간 맛이간걸 보고싶으면 보면되는구나!!!
Commented by Laphyr at 2012/10/24 18:16
네 재밌어요..
전 요즘 라노베 추세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작품을 권하고 싶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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