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3월 04일
[감상] 길티 크라운 19화

지난 화에서 이노리의 희생을 통해 정신을 차린 슈우. 그의 활약이 예견되어 있었던 에피소드라곤 해도, 정말 기대 이상의 멋진 모습을 보여준 최고의 19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슈우. 싸움이라곤 해 본 경험이 없었고, 사람을 죽일 뻔한 작전에 화를 내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착한 소년이었죠. 그런 그가, 17화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었던 것처럼, 수많은 죽음과 배반의 나날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까닭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누군가 주장하는 것처럼 애니가 병신이라서?
아니죠. 슈우라는 소년은 처음부터 그런 모습이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아파하고, 또 포기해야 지당한 일들을 겪으면서, 그는 성장한 것입니다.

하레가 말했었죠.
"슈우라면, 상냥한 임금님이 될 수 있을 거야."
아포칼립스의 비극으로 생겨난 악의마저 스스로 품으려고 하는 그런 슈우의 모습은 바로 하레가 바라던 상냥한 임금님의 모습이 아니었을지. 물론 하레라면 그런 슈우를 보듬어 위로해 주려고 하겠지만, 이제 그녀는 이 세상에 없죠..
요즘 작품들 중에, 이렇게 제대로 된 '성장'을 보여준 것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멋진 에피소드였습니다. 슈우가 성장하고 있고, 작품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시간 피드백이라면 무서울 것이고, 만약 모든 것이 처음부터 계획된 각본이었다고 한다면 더욱 무서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과거편입니다. 지금까지 궁금해 해 왔던 비밀들이 밝혀지지 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되겠죠. 흐름을 끊는 것 같아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만한 내용을 선사해줘도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이 조용히 감상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에피소드가 될 것은 분명하겠네요. 22화에서 끝난다는 것이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 세가이 소령, 아니 국장에게 칭찬을 해 주고 싶습니다. 초반 애매한 분위기의 환기, 중후반 이후 자칫 중2중2해질 수 있는 작품에 활기를 주었으며, 19화에서는 '이보다 더 나을 수 없는' 조연의 역할을 확실히 해 줬네요. 작품의 주인공이 슈우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세가이가 없었다면 슈우의 각성이 이만큼 빛날 수 없었을 겁니다. 거기다 충실한 게2 드립까지 잊지 않으면서 장렬히 산화. 정말 멋졌습니다 (...)
# by | 2012/03/04 22:27 | = 애니메이션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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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이 본인은 슈우에게 죽은 것에 굉장히 만족하고 죽었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슈우를 왕으로 완성시키고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기뻐 날뛸 듯.(어?)
무려 축포를 !! 아낌없이!! 쐈으니 말이지요..!!
사실 어떻게 보면 대체 어떤 목적을 지닌 캐릭터였는지 애매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 작품 안에서는 가장 본능이 충실한 녀석이 아니었나 싶어요. 내가 관심있는 걸 난 계속 쫓아갈거야!! 더 재밌게!!
결국 그게 죽음을 부르는 결과가 되긴 했습니다만.. ㅜㅡ
이게 최고의 애니다! 정말 범접할 수 없는 명작이야! 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재밌다~ 정도의 작품인 것은 맞는 것 같은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