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9월 01일
[감상]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 3 & 시로미자카나에 대해

작가 : 도바시 신지로
일러스트 : 시로미자카나
레이블 : 전격문고, EX노벨
1,2권 감상을 올릴 때도 그랬지만, 역시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 3권이었습니다.....만 개운치 못한 것은 정말 묻어줄 수 없는 단점이네요.
- 여전히 흥미진진한 게임성
: 미스터리 소설이 작품 전체를 게임으로 만든다면, 도바시 신지로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게임을 등장시킨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라이트노벨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이 작가의 그것이 특별한 것은 아무래도 기발하고 재미있기 때문이겠죠. 전작인 <문의 바깥> 에서는 캐릭터 자체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보단 그들에게 부여된 상징성에 기반을 두고 역할을 부여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정형화된 몇몇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 속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몰입하기에는 더욱 좋았습니다.
'게임'이라는 소재에 맞으면서도 자신의 작품 스타일에 맞도록 맵이나 몬스터, 마왕 등에 대한 규칙을 정했는데, 이게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스토리가 긴박하거나 감동적이더라도 반감될 수가 있죠. RPG 게임에 기반을 둔 시스템에 교묘하게 현실과 연결되는 부분,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항상 이어져 내려오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중, 삼중적인 트랩까지 잘 펼쳐 놓아 마지막까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흥미진진하다는 것이지, 3권이 가장 뛰어났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2권 쪽이 더 나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건 다음에 설명할 캐릭터 부분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 마이, 유키, 아스카, 카렌, 올리비아 등의 캐릭터성
: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여 이번 3권에서 달라진 (발전된?) 점은 확실히 캐릭터성이 부여되었다는 겁니다. 그의 작품들은 이전까지 어떠한 에피소드를 통해 2차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 그게 메시지 전달이든, 배경의 설명이든, 복선의 포석이든 간에 -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가진 이야기의 깊이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녀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그것이 3권에서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단순히 수감자 게임이라는 소재로만 작품을 써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3권의 결말은 너무나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카렌이나 아스카, 또한 마이와 유키 등의 매력적인 히로인들이 있는데다 3권을 통해 구도적으로도 충분한 모습이 마련되었죠. 펄스나 누나 찾기 등의 요소가 메인이긴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나타낸 셈입니다. 이 때문에 2권의 게임은 캐릭터의 행동을 전혀 예측할 수 없어 게임적으로 재미있었던 반면, 3권의 게임은 캐릭터의 행동이 예측 가능해졌기 때문에 그러한 면에서의 흥미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겁니다.
- 일러스트레이터 시로미자카나
: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문의 바깥>부터 <차라투스트라로 가는 계단>까지 도바시 신지로와 호흡을 맞춘 일러스트레이터 시로미자카나는 쿄애니의 애니메이터인 호리구치 유키코 씨라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근데 하필이면 차라투스트라 3권 이후 작품이 끊기고 도바시 신지로의 신간 (라푼젤의 날개) 이 나온 시기가 케이온 1기 제작 및 방영 일정하고 미묘하게 겹쳤죠. 사실 케이온이 나오기 전에는 호리구치 유키코 씨가 지금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갖고 있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크지는 않았습니다만 2ch 라노베판 같은 곳에서는 이러한 일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던 적이 있습니다.
일거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라 도바시 같은(ㅜㅜ) 작가에게 붙여준 것이다, 케이온 때문에 바빠지기 때문에 4권이 짤렸을 가능성이 크다 등등.. 대부분 3권에서 중단된 이유를 일러스트레이터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케이온이 대박이 나고 도바시는 우에다 료와 새로 짝을 이뤄 중박을 치며 마의 3권을 넘기는 -_-;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후 그다지 연관 지을 일은 없어 보였습니다만..

# by | 2010/09/01 22:48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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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우에다 료가 일러스트를 맡은 <라푼젤의 날개>인데, 이것은 천사와 악마가 대립하는 배경 속에서 천사를 육성하는 플레이어끼리의 게임적 대결 요소와 함께 미소녀 이능배로서의 모에 요소도 은근히 풍기는 내용입니다. 4권까지 발매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