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불타오르는 책, 보고 또 보고 싶은 책

 절찬 개봉중인 <트랜스포머2>를 비롯,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많은 영화들이 '보고 또 보는' 관객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굉장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왕의 남자> 같은 경우는 4,5번을 본 분들도 흔했고, 이렇게 말하는 저도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을 극장에서 3번 본 기억이 있기도 하고요. 스타크래프트에도 수년이 지나도 언급이 되거나 기억이 나는 경기가 존재합니다. 질레트 스타리그 4강 최연성 vs 박성준, 에버컵 프로리그 결승 박정석 vs 이창훈 (더블레어), 다음 스타리그 3,4위전 송병구 vs 이영호 (캐리어 300킬) 등은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회자될 경기들이죠. 

 짧은 러닝타임 속에 다양한 요소를 포함시켜야 하는 영화나 짧은 경기시간 속에 여러 드라마틱한 상황이 발생하는 게임(물론 E스포츠 외의 경기도 포함)의 경우, 대체로 '즐기면서 불타오르는' 경우와 '보고 또 보고 싶은' 경우가 일치할 확률이 높습니다. 재밌는 영화를 또 보고 싶고, 멋진 플레이가 나오는 경기를 다시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하겠죠. 물론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다시 보고 싶다는 경우 - 아름다운 멜로 영화 or 홍진호의 735일만의 승리 등 - 도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율이 적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라이트노벨은 어떠할까요? 저는 이 주제로 스스로의 독서 경험을 돌이켜보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영화나 게임 등의 반복 감상에 대해서는 지극히 대중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제가, 라이트노벨에 있어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읽으면서 불타오르는 책' 과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이 달랐다는 겁니다.


 1. 읽으면서 불타오르는 책

 제 블로그 스킨이나 메뉴를 보시면 짐작하실 수 있는 것처럼, 저는 성우 히라노 아야를 좋아합니다. 갑자기 웬 고백?! 이 아니라, 그만큼 어떠한 상징적인 캐릭터 - 특히 여성이겠죠 - 를 좋아함에 있어서 소위 '누구누구 모에' 라고 표현하는 형태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라노베를 읽으면서 순문학을 감상하는 것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지도 않고, 솔직하게 강점, 즉 캐릭터 부분에 대한 포인트에 매혹되면서(?) 감상하는 평범한 독자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체로 읽으면서 불타오르는 책 = 매력적인 히로인이 등장하는 책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의 내용은 둘째치고서라도, 일단 여성 캐릭터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면 (+일러스트) 다음 권을 사고 싶은 욕망도 굉장히 올라가게 되죠. 읽으면서 그 캐릭터의 행동 혹은 대사에 주목하고, 주로 그와 그녀가 풀어나가게 될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면서 이런저런 상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남들에게 그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공감대를 형성,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도 있겠지요. 꼭 해당 캐릭터의 관련 goods를 모두 구매하지 않더라도, 꼭 "나의 누구누구 쨩 하악하악" 이러지 않더라도, '불타오를' 방법은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굉장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 평론가가 라노베를 읽는다거나 꽉 막힌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뭔가 내용이 있지 않으면 모두 쓰레기 취급을 하는 독자 (=라노베를 싫어하는 사람)가 아니라면, 대체로 어느 정도는 '불타오르는 책' 에 대한 이러한 현상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2. 보고 또 보고 싶은 책

 그러나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은 오히려 읽을 당시에 불타오르지는 않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라노베로서 캐릭터의 매력도 어느 정도는 기본적으로 구비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요소가 더욱 재미있는 경우였죠. 카도노 코우헤이 씨의 작품들을 비롯해 <음양의 도시>, <키노의 여행>, <하루히 시리즈> 등의 타이틀은 '가끔씩 잊어버릴만 할 때 꺼내어 읽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1)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 혹은 '상상하던 시츄에이션' 이라는 요소에 힘을 잔뜩 실은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에 비해서, (2)에 해당하는 작품들은 다양한 소재들을 선보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어떤 방향이든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기팝 이후 어느 정도 라노베의 정형화가 이루어지고 나서부터는 메타픽션적 성격을 갖춘 작품이 소위 '대작', '개념작' 으로 불리기도 하면서 더더욱 (1)과 (2)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았나 싶고요.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겉멋만 잔뜩 든 작풍도 심심찮게 등장하게 되었다는 결과도 있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여기서 평소 라노베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독서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런 작품을 원한다면 왜 굳이 라노베여야 하는가?" 라는 것으로, 아주 간단히 생각해 보아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애매모호한 소설들은 순문학 혹은 다른 장르문학에 훨씬 많으므로 상황적으로는 타당한 질문이 될 수 있겠죠.
 
 그러나 결국 이건 라노베 독자가 아닌 사람의 질문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굳이 라노베여야 하는가? 라노베를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머리를 굴리면서 즐거운 독서를 위해 궁리하는 사람에게 이건 정말 우문에 불과하죠. 비유하자면 축구경기에서 공을 정확히 받기 위해 손을 쓰면 안 되냐는 조언이나, 2해처리 레어 뮤탈을 막기 위해 고심하는 테란 플레이어에게 2아칸 질템 빌드를 타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에게 맞는 라노베, 재밌는 라노베를 찾기 위해서 궁리하는데 다른 소설 얘기가 왜 나오냐는 겁니다.

 어쨌거나 본문으로 돌아와서. 확실히 (2)에 속하는 성격만을 가진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긴 합니다. 때문에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기가 쉽지는 않죠. 특히 잘 팔리지 않으면 정발이 어려울 수 있는 국내 라노베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크레이지 캥거루 시리즈,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 등을 생각하면 -_-;). 결국 '대작'으로 불리는 타이틀들은 기본적으로 (2)의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 (1)의 요소도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의 형태가 되는 것이 가장 정형적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위에서 언급한 <부기팝>,<하루히> 시리즈가 그러할 것이고, <풀 메탈 패닉!>,<늑대와 향신료>,<문학소녀 시리즈> 등도 해당되겠죠. 물론 판매량 면에서는 이러한 작품들에 필적하거나 앞서는 많은 타이틀이 있겠지만, 그 중에는 분명히 (1)을 극대화시켜 얻어낸 성과인 경우도 많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언급한 작품 이외의 타이틀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대표적인 케이스를 예로 든 것이지만요. 

 근데 (2)를 극대화시켜 얻어낸 작품이, 상업성은 그야말로 꽝이지만, 은근히 계속 꺼내어 읽어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는 것이 재미있어요. 이건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누구누구 모에~' 류의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 더욱 매력적인 비슷한 히로인을 발견할 경우 타격을 입을 공산이 있거든요. 요즘처럼 캐릭터가 겹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아무리 작가가 개성적인 히로인을 만들었다고 해도, 어지간히 많은 작품을 접해오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 누구랑 누구를 합쳤군' 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신작을 봐도 그 모양인데, 그 작품을 또 보고 싶다....? 이건 <토라도라>와 같이 캐릭터성 이외의 재미도 충분히 구비하고 있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현상이 아닐까 - 싶은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반면에 (2)의 경우는 조금 허용 범위가 넓습니다. 물론 '라노베'의 범주 하에서, 여러가지 실험적인 요소들을 섞어서 만들어 낸 다양한 작품들이 존재할 수 있거든요.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현실 비판 & 반영은 물론, 심지어 요즘에는 라노베 자체를 까는(?) 성격의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고요. 범위가 넓은 만큼 작가가 머리를 굴릴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분만큼 당연히 독자도 생각을 하며 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뭐 이것은 분명 장점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어떻게 보면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합니다. 츤데레 아가씨 캐릭터는 여기저기 예의처럼 등장해도 아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2)의 영역에서 준비한 이야기가 어디선가 사용된 매듭이었을 경우에 안 그래도 어느 정도는 상업적인 부분을 포기한 마당에 '개념작' 소리는 커녕 '베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쓸 큰 위험성이 있으니까요..


 라이트노벨을 즐겨보는 다른 분들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 여쭈어 보고 싶어집니다. (1) : 읽으면서 불타오르는(모에 입니다 열혈이 아니라) 책, (2) :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이 과연 얼마나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는지. 실제로 두 번 이상 읽은 작품이 있다면 대체로 어떤 작품군인지. 저는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고 있기는 합니다만, 과연 이것이 일반론이 될 수 있을지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글의 논조도 어느 정도는 바꿀 수밖에 없었는데요, 다른 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by Laphyr | 2009/07/04 03:24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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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katto at 2009/07/04 03:50
캐릭터 위주로 산 책은 돈없고 공간없게 되면 결국 매각1순위 대상이 되더라구요.

요즘따라 캐릭터 모에를 못느끼는것도 있지만.
Commented by Laphyr at 2009/07/04 14:15
모에는 그야말로 주관적, 시시각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랑(?)이 식어버리면 확실히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도 확 달라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매각 대상이 되기 쉽겠네요.
Commented by sonkohan at 2009/07/04 10:37
확실이 1의 경우..좀더 재미있는 좀더 취향에 끌리는 캐릭터를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올 경우, 이전에 재미있게 봤던 작품들은 안보게 되기는 하지요. (대표적으로 천국에 눈물은 필요 없어..모에 요소들을 가진 캐릭터를 소재로 했지만, 한층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타 작품의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결국엔 묻혀버린 케이스...-_-;;) 으음..저 같은 경우에는, 여러번 읽는 책은 1인데요. 왜냐하면, 심심할 때 잠깐 읽기에는 또 이런 책이 맞거든요. 내용 자체도 가볍기 때문에 읽는 시간도 얼마 안 걸리기도 하고...그대신 남는 건 없죠..하핫..

2의 경우에는 일단 읽기도 좀 힘들고,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여러번 읽냐? 라는 질문에는 아니요.가 되겠네요..하지만, 이런 작품들은 한번 읽고 나면 여운과 같은 뒷맛이나 그 때 느낀 점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있겠네요. 작품성에 대한 완성도를 따지면 2에 손을 들게 되니, 일반적인 관점에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근데, 저는 늑대와 향신료는 기억에 남질 않네요..왜 그렇지..;;)

Commented by Laphyr at 2009/07/04 14:21
천눈필의 경우는 아주 적절한 예시인 것 같습니다. 그것밖에 없는 작품인데, 그것도 최고가 아니라면 묻힐 수밖에 없겠죠. (물론 몇몇 특정 캐릭터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긴 하지만, 이 녀석들은 대부분 특이한 설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으음, 그러나 답변해주신 부분은 저랑은 패턴이 다르시네요. 역시 개인적 취향이 많이 반영된다는 것이 정답인 것인가..;; 2의 경우 '생각을 하게 만들고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라는 것까지 동감하셨는데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조금 놀랍습니다. 과연, 그렇게도 다를 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악몽의현 at 2009/07/04 11:48
저는 캐릭터가 독특하다던가...[그래도 루이즈 같이 심한 츤을 보이거나 얀은 싫어요.] 뭔가 스토리가 재미있을 거 같으면 읽습니다.
Commented by Laphyr at 2009/07/04 14:17
스토리가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이라면 그 쪽이 힘을 줬다는 건데.. 그러면 한 번 읽고 나서 그러한 재미 - 특히 반전이나 수수께끼 등 - 를 한 번 맛 본 다음에도 다시 읽으신다는 건가요?
제 글의 논지는 요즘 몇몇 분들이 작성하고 있는 '라노베 선택 바톤' 과 같은 것이 아니라 '어떤 작품을 다시 보고 싶은가?' 였던지라....
Commented by 악몽의현 at 2009/07/04 14:27
네,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반전이나 수수깨끼의 답을 알고, 한번 더 보면 책 곳곳에 숨겨있던 복선들이 어떻게 맞아떨어지고, 아, 여기서 힌트가 나왔구나. 라는 재미들이 있으니까요. 특히 추리 쪽은 더 그렇죠.
Commented by Skeith at 2009/07/05 19:54
우와...읽으면서 엄청 놀랐습니다. 생각해 보니깐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확실히 1.에 속하는 작품과 2.에 속하는 작품이 서로 다르네요. 1.의 경우에는 레기오스, BBB처럼 읽으면서 쿠오오~하는 작품들이 많지만 2.의 경우에는 영건 카르나발 같은 고어한 작품들이 많네요.
세상에나, 읽으면서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흥미롭네요. 좀 더 따져보면
판타지, 무협 쪽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기도 하는군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7/07 12:11
확실히 다르구나. 나중에 오프에서 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기도 하는 부분이야.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은 이런 화제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좋아하지도 않고, 조금은 미안한 말이지만
따라올 수 없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 (물론 나나 너도 다른 친구들에게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겠지만).
취향이 어느정도는 비슷하게 맞지 않을까 싶었던 너도 이렇게 1,2가 갈리는 것을 보니까 확실히 이것은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만 판명된 것 같다;
Commented by 타즈 at 2009/07/06 08:26
전 이상하게 예나 지금이나 "인물모에" 가 잘 안되더라구요.
이게 2-3차원 가리지 않고 전혀...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모에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괜찮네" 수준까지 오는 인물들은 많지만요.

그래서 전 "보고 또 보고 싶은 도서" 를 주로 찾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100% 불타오르는 작품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나마 조금 페이스가 괜찮은 작품이(제 안에서) 강각의 레기오스 시리즈인데 이도 조금 분위기가 애매모호하기도 하고...

지금은 교집합은 커녕 단집합도 안나오는 현실이 슬픕니다 ㅠ_ㅠ

정신상태에 철저한 갱생이 필요한건지...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봐야지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7/07 12:10
음 확실히 타즈님의 경우는 누구누구 모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군요.
리뷰를 봐도 그렇고, 댓글로 대화를 나눌 때도 그렇고, 어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크게 드러내신 것을
별로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보고 또 보고 싶은 도서를 찾아낸다는 사실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행복한 것이지요. 이런 작품이 있기에 라노베를 계속 읽어나갈 수 있고, 또 그런 작품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도 하나의 소소한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러한 작품들을 군대에서도 많이 찾아냈었는데 - 모에 관련 -, 아무래도 근무 환경이 다르다보니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나봅니다.
Commented by 시노 at 2009/07/06 22:22
우선, 질문하신 내용과는 좀 거리가 있는 답변이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제 경우는 기본적으로 활자매체랑 친하지 않은데다 책 읽는 속도가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느려서(250p 분량 라노베 기준 5~6시간 정도)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2차례 이상 읽는 작품은 없습니다. 샤나 같은 작품은 편애가 심하지만 분량이 많아서 쉽사리 잡히지 않고, 다른 작품들도 읽을 때는 재미있지만 "다시 읽을래?"라는 말을 들으면 고개를 저어 즉답해 버리게 되거든요.

이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속하는 건 총 3작품인데, 첫째로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입니다. 이건 초기에 접한 라노베기도 하고 워낙에 제 입맛에 맞았던지라 시간을 두고 재차 읽었고, 애니화 이후 비교를 위해 한 차례 더 읽어 총 3번이나 읽은 작품이죠.
둘째는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입니다. 이건 전부를 다시 읽은 건 아니고 3권은 2차례, 5권은 3차례 읽었던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사신의 발라드인데, 이건 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위의 두 작품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에 딱 맞아 떨어졌고 정말 인상 깊은 작품이기 때문에 여러 차례 읽은 반면, 사신의 발라드는 순전히 이야기 구성상의 특징으로 인해 여러 차례 읽게 되는 작품이랄까요. 앞선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캐릭터가 이후의 이야기에서 어떠한 형태로 이야기에 관여한다든지, 후일담이 다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기억이 흐릿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앞의 에피소드를 다시 읽게 되는 거죠. (1권의 경우는 군대에서 따분한 나머지 2번이나 더 읽었고)
Commented by Laphyr at 2009/07/07 12:08
이리야의 하늘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제가 말한 2의 케이스에다 1의 장점을 흡수시킨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용도 훌륭한데다,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니까요. 저도 애니화를 기점으로 몇 번이나 비교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사신의 발라드도 형식상으로 확실히 가능성이 있어보이네요. 잘 풀어서 설명을 해 주신 그러한 부분이 결국은 캐릭터 중심의 모에화를 유도하여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구조가 될테니까요. 두 경우를 보니 시노님의 '다시 읽는 책'의 기준은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댓글이 달렸지만 '비슷하다' 는 생각이 드는 분의 댓글도 달리니 어쩐지 모르게 안심(?)이 되기도 하고, 확실히 이러한 영역은 쉽게 건드리기 힘든 머리 싸매기가 필요한 것 같네요.
Commented by 안녕 at 2009/08/20 01:34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와 같은 책이 좋더군요. 일견 퍼즐맞추기 같은 느낌도 들지만 무엇보다 라이트 노벨 특유의 가벼움이 책을 다시 집어드는데 드는 부담감을 줄여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이제까지 맞춰보지 못했던 퍼즐을 새로운 시점으로 맞춰보자 라는 마음이 들 때 라이트 노벨과 같은 책을 다시 집어드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Laphyr at 2009/08/20 03:06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한 퍼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책의 경우는 솔직히 한 번 읽어보고
팔아버리고 싶을 생각이 들기도 하겠죠.
그 애매한 경계를 잘 메우는 것이 좋은 라이트 노벨의 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토성의밤 at 2009/08/24 13:40
안녕하세요, 처음 리플을 답니다.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아서. ^^
제가 라노베를 아직 그리 많이 읽지 못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1)의 경우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구성, 이야기의 퀄리티 면에서 충족이 되지 않으면 캐릭터의 모에도 일어나지 않는다... 랄까요. 라노베 중에서 1권만 샀다가 뒷권 읽기를 접어버린 작품이 꽤 있는데, 그런 작품들에서 아주 가끔 살짝 제가 매력을 느낀 캐릭터도 등장하긴 했지만, 그게 그 캐릭터 때문에 계속 작품을 볼 정도로 강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캐릭터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 서사를 구성하는 것 모두가 작가의 역량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둘 사이에 크게 질적인 괴리가 나타나는 일이 가능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부기팝>,<바카노>,<악마의 파트너>,<BBB>,<더블브리드>같은 작품들이 제가 좋아하는 라노베입니다만(신작에 무지하네요ㅠ_ㅠ 새로운 걸 얼릉 읽어야겠다능..), 이런 작품들을 자주 읽으면서 캐릭터에 하악대기도 하면서 즐기고 있습니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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