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4



작가 : 다나카 로미오
일러스트 : 야마사키 토오루
레이블 : 가가가문고, J노블


- 오랜만에 충전되는 요정님 성분


 2권에서는 작가 특유의 어지러운(?) 글 쓰기가 등장했고, 3권에서는 위태롭지만 현실감이 없는 대모험이 등장했었죠. 둘 다 특별히 작풍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바로 요정님의 등장횟수가 지나치게 적었다는 부분입니다. 몽환적인 느낌의 2권에서는 어떻게 보면 비중이 정말 적었다고도 할 수 있겠고, 3권에서는 '요정님 성분'이 다소 편리한 도구로써 사용된 감이 없잖아 있었죠. 그러한 전개에 조금 불만을 느꼈던 분이라면 이번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쇠퇴>의 세계관은 사실 냉정하게 바라보면 억지가 없다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인류가 그렇게 쉽게 쇠퇴했다는 설정도 그렇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의욕을 잃고 연명하는 삶을 선택했다는 것도 굉장한 설득력을 갖지는 못하죠. 하지만 어쨌거나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배경 설정입니다. 굳이 논리적으로 납득시키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됐으니 귀여운 요정님들이나 감상해라!' 는 뉘앙스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본격적으로 그런 요정님들의 전면에서 활약한 1권에 비해 2,3권의 매력은 떨어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두뇌 회전의 즐거움, 긴장감이 넘치는 모험 - 등의 다른 재미 요소를 충전할 수는 있었지만, 애초에 저런 구도를 갖춘 작품인 이상 조금은 주 종목이 아닌 재미를 선사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죠.

 4권에서는 완전히 주 중목으로 회귀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요정님들이 잔뜩 등장하고, 잔뜩 일 하고, 잔뜩 먹고... 뭐 그런다는 거죠. 귀여운 요정님 언어도 잔뜩 등장하는데다, 두 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도 너무나 환상적인 공간이다보니 '수면계 치유' 가 아니라 '현실도피계 치유(...)' 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을 정도로 즐거운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조정관 아가씨도 이전과는 다르게 요정님들의 '놀이'에 가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신선하기도 했고요.


-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 아니라 조정관 아가씨와 요정사 공장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을 보신 분이라면,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덕이실 것 같습니다. 신비한 종족의 등장, 현실을 뛰어넘는 이상한 공간, 그리고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메시지까지 - , 완전히 같은 형태는 아닙니다만, <인류쇠퇴> 작품 자체가 가진 방향성과 4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더한다면 분명히 영화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초콜릿 공장들을 소개하면서 현실의 특정한 현상에 대해 쓴 목소리를 내는 구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단순히 신비함의 영역을 강조한 요정사 에피소드보다는 조금 무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류쇠퇴> 작품 전체를 본다면 군데군데 비슷한 시각에서 이루어지는 현 인류에 대한 따끔한 충고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닮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풍자와 비판이 빠졌기 때문에 공장 탐험 자체는 더욱 즐거웠고, 언제나처럼 느긋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결말 역시 무리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이든 소설이든, 자신다운 모습은 확실히 매력적인 것 같네요.


 

by Laphyr | 2009/06/19 16:23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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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악몽의현 at 2009/06/19 19:44
현실 도피게 치유라니.... 보고 싶다![진짜 도피하고 싶은 사람]
Commented by Laphyr at 2009/06/20 00:42
그런 의미에서는 4권은 정말 추천입니다.
Commented by sonkohan at 2009/06/19 21:23
아직 1권만 봤는 작품이긴 한데..
귀차니즘 소유자인 주인공이 참 재미있더군요.^^
요정님들의 행동들은 귀여웠고 말이죠..치유계라고 하면 잠이 솔솔오는 작품이라는 인식이었는데, 이 작품은 코믹하면서도 맘이 따뜻해진다고나 할까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6/20 00:43
조정관 아가씨도 점점 물들어 가죠. 아니, 솔직히 그 상황이라면 물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요정님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을 즐기는 분이시라면 1권 이후로 제일 재밌는 4권이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코토네 at 2009/06/19 21:50
현실 도피계 치유라... 갑자기 읽고서 현실도피하고 싶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
Commented by Laphyr at 2009/06/20 00:43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더욱 현실이 뼈저리게 다가오므로... ㅜㅡ 양날의 검이 아닐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Skeith at 2009/06/20 00:01
3권에서 읽다가 머리아파서 잠시 중단 중입죠;; 4권은 사왔는데...3권부터 읽어야겠습니다. 에궁
Commented by Laphyr at 2009/06/20 00:44
흠 2권보다 3권이 더 그렇던가? 오히려 3권은 좀 애매하긴 해도 그런 점을 빼놓고 보면 그냥 적당히 볼만한 모험물 같았는데.. (그런 점 = 이상한 혼잣말이나 긴장감 없는 위기 상황 등)
Commented by 절제 at 2009/06/20 00:11
리뷰 잘 읽었습니다.^^ 요점을 잡아서 간략하게 써주시니 좋네요. 요정들의 귀여운 모습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인데 2권과 3권에서 요정들의 요소가 모자라 재미가 덜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4권은 간만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6/20 00:47
그렇지만 오히려 1,2권만 나온 상황에서는 1권보다 2권이 낫다, 역시 다나카 로미오다운 글이 2권에서 나왔다!! 이걸 이해하면 재밌고 모르면 재미없어 ^^ <- 이런 태도들이 종종 보였기 때문에 -_-;; 좀 우스운 상황이었죠. 판매량의 영향인지 피드백의 영향인지, 2~3권의 전개가 어떤 이유에 의해서 방향을 튼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Commented by 타즈 at 2009/06/20 16:37
2권이 약간 흐릿한 느낌이라서 잠시 재쳐두고 있었는데
힘 내서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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