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피규어 ~백탁의 코스플레이어~> 체크 포인트

 원제 : ボクだけの肉欲人形(フィギュア)~白濁のコスプレイヤー~
 발매일 : 2008년 12월 26일
 제작사 : カウパー
 장르 : 2차원도착ADV

 대략적인 줄거리 : 대학생 이마무라 미치타카는 3차원보다 2차원의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전형적인 오타쿠입니다. 스스로 동인지를 그리기도 하고, 코믹 마켓에 가기도 하며 서클 활동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학급의 여성들에게는 관심이 없었죠. 왜냐? 이유는 당연히 그녀들이 3차원의 여성이기 때문.
 
 그러던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좋아하는 미소녀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그에게 한 여학생이 말을 걸어옵니다. 그녀의 이름은 하나미야 사츠키. 놀랍게도 그녀는 미치타카의 그림 속의 미소녀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의 정체 역시 아니메&코스프레 오타쿠였던 것입니다.


 1. 많은 오타쿠들의 마음을 자극할 만한 캐릭터

 

 히로인 사츠키는 일본 뿐만 아니라 국내 오타쿠들도 마음을 빼앗길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소녀이면서 아니메&미연시&코스프레를 좋아하는 소녀이며, 미소녀 캐릭터를 그리고 있던 주인공에게 관심을 표명하며 말을 걸 정도의 용기도 갖고 있었죠. 또한, 사회 생활에서는 굉장히 정상적 이라는 강점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주인공 미치타카가 그녀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 최초의 갈등도 여기에 기인합니다. 그녀는 소위 말하는 진성 오타쿠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야말로 청순하고 아름다운 미소녀. 겉으로 보기에도 2차원에 홀려 사는 미치타카와는 달리, 그녀는 함께 소속되어 있는 클럽(그쪽 관련)의 다른 남성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코스프레는 제쳐 두더라도, 온라인 게임만 봐도 감이 오죠. 남자가 엄청난 렙업 + 플레이 시간을 자랑한다면 겜덕 폐인 취급을 받고, 여자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추종자가 따라 붙거든요. 사츠키의 모습 역시 비슷합니다. 말릴 수 없을 정도의 오타쿠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죠. 게임에서는 주인공 미치타카가 그것을 깨부수고 그녀의 본심과 맞닿고 있습니다만, 현실에서는 솔직히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2. 많은 오타쿠들이 꿈에 그리는 대화

 
 [사츠키 : 하지만, 사요코 쨩 루트만으로 1쿨 분량의 이야기를 만들어 버리다니, 스태프도 모험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 사츠키와의 통성명 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中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서 다른 사람과 의기투합해서 이야기 한다, 이는 소수의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법한 즐거움일 것입니다. 남녀노소를 꼭 가리지 않더라도, 마음이 맞아서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겠죠. 하지만 그 대상이 미연시 주인공에 버금가는 미모를 갖춘 미소녀라면? 그 주제가 미연시를 베이스로 하는 TVA라면? ...... 백프롭니다(개그콘서트 '독한것들' 정범균 말투).

 비슷한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남성 친구와 미연시 히로인에 대해서 격론을 벌이는 것도 좋지만, 여성 친구와 미연시의 애니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끌릴 수밖에 없죠. 부끄럽지만 저도 고등학교 때 2D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강변하다가 여성 친구도 그 매력을 알아줬으면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한글화가 되었던 To heart를 추천해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항상 "레미 짱 너무 좋아!" 를 되뇌이고 다녔기에 친구 역시 레미 루트를 가장 먼저 진행해 본 것 같은데, 결과는 뭐 "그렇게 괴물같이 가슴 큰 애가 좋다는 거야? 얘 스토리가 어디가 감동적이지?" 라는 쓴 소리만 들었지만요.

 각설하고, 어쨌거나 이 부분은 굉장히 실질적으로 공감이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토당토 않는 설정으로 사랑에 빠지며 히로인을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이와 같이 동기 부여가 된다면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그래도 범죄입니다만.


 3.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문제

 
 [사츠키 :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작품의 그런 것은, 보지 않기로 하고 있으니까.]

 
- 그녀가 좋아하는 작품의 에로 동인지를 본 적이 있냐고 묻는 미치타카에게


  이것도 아마 한 번쯤은 생각해 보셨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작품의 에로 동인지를 볼 것이냐? 말 것이냐? 간단히 생각하면 '에로' 라는 코드에만 눈이 돌아갑니다만, 조금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2차 창작물' 자체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과도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차 창작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작품 속의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경우, 그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것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차 창작물이란 결국 다른 사람이 그 캐릭터를 멋대로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그 캐릭터는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인지 속에서, 패러디 영상 속에서, 내가 알고 있던 그 혹은 그녀가 내가 모르는 모습으로 살아 움직이는 모습 따위는 별로 보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에로 동인지는 그런 면에서 근본적인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가장 '멋대로 다루는' 것이 바로 에로 동인지가 될 테니까요. 물론, H씬이 탑재되더라도 본래의 느낌을 망가뜨리지 않는 동인지도 가끔씩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에로 동인지의 80% 이상은 거의 <초반 2~3페이지 도입, 11~2페이지 H씬, 1페이지 엔딩> 의 비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이런 상황은 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꿈도 희밍도 없는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나만의 그, 혹은 그녀여야 할 캐릭터가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서 재창조되는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4. 성우 미소노 메이

 많은 분들에게 '메이메이'란 별칭으로 더욱 유명할 것 같은 그녀, 성우 미소노 메이. 그녀의 연기를 처음 접했던 <まじれす> 시절은 솔직히 이제 생각도 잘 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최근에 들었던 갓츄미리를 통해 구축된 이미지가 있었죠. 덜렁이 + 울보 + M 요소를 듬뿍 갖춘, '힘내는 아이' 이미지였던 그녀.

 <나만의 육욕인형>을 플레이한 후, 느꼈던 점을 요약하기 위해 작품 정보를 찾아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4번 항목은 쓸 생각이 없었어요. 그토록 조신하고 성숙한 사츠키의 목소리를 연기한 것이 미소노 메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에로게를 많이 안 하긴 합니다만 버릇은 어디 가랴, 어디서 듣던 목소리였으면 체크하고 찾아보는 습관 + 들었던 목소리를 알아 맞추는 능력(?)은 줄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한 방 먹었다! 라는 느낌. 뭐, 갓츄미리로 데뷔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는 5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니 변해도 충분할만한 시간이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이토록 멋지게 성장한 모습을 보니 어쩐지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 한 편이 아련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내용과 구성만 놓고 보자면 그야말로 신생 제작사의 뽕빨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완전한 픽션으로 아무 것도 남지 않는 난폭한 이야기, 혹은 헛된 망상만 남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훨씬 현실에 가깝다는 느낌과 함께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by Laphyr | 2009/03/12 01:04 | = 미연시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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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Cute Garden : [감.. at 2012/08/05 15:34

... 프트이니 그러려니 해야 하나. 다시 한 번 이 작품을 통해서 핥고 싶은 성우는 바로 히로인 시즈쿠 역의 미소노 메이. 이 분에 대해서는 3년 전에 &lt;백탁의 코스플레이어&gt; 감상에서도 핥핥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로도 몇몇 맘에 쏙 드는 단백질 도둑형 작품들의 히로인을 맡아 열연을 해 주셨었습니다. 개인 ... more

Commented by 지나스 at 2009/03/12 01:25
제목만 보고 어떤 게임과 같은 제작사인가 했는데 아니었던... ...그래서 안 했지만.

여튼, 비단 애니 뿐만이 아니라 프라모델, 혹은 책 중에서도 라이트노벨 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애인이 아니더라도 이야기가 통하는 이성친구가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의외로 많지만 그런 사람과 개인적 친분이 생긴다는 게 쉽지 않고,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의외니까.)

"나 이런 거 좋아해." 라고 하면서 애니 캐릭터나 방 안 가득한 프라탑, 라노베가 가득한 책꽃이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긴 할까요.

...그보다, 능X계 게임으로 이런 진지 포스팅이 나온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Commented by 지나스 at 2009/03/12 01:30
그리고 라피르님과 비슷하지만 되게 삐딱한 시점에서 이 게임을 보면 어떻게 되냐면.

"왜 너희들이 2D를 좋아하면 오타쿠고 여자들이 좋아하면 취미야?
그런 것 좀 좋아하는게 죄도 아닌데 말이야. 화나지? 그렇지? 화나지?
내가 너희들 마음 다 알아. 그치만 화가 나도 실제로는 어떻게 할 수도 없지? 구제불능 니트니까.
그래서 이런 게임을 준비했어. 니들 마음대로 해 봐."

......콜록.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2 01:35
무슨 게임일지 궁금하네요. 저 같은 경우는 그냥 끌려서 선택을..

역시 공감하시는 부분이 있군요. 말씀하시는대로 굳이 미연시, 애니만이 아니더라도 그런 느낌을 가질 수는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느낌이 가장 후련하고, 가장 기억에 남을 방향이라면 역시 '연애를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현실이 아닌 오덕들의 문화" 라고 가장 욕을 먹는 것이 결국은 '연애 소재'를 가진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죠. 여성 유저(?)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이 가고, 또 이야기를 할 만한 작품이 있다면 그것에 반론할 수 있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테죠..

뭐, 말씀하신대로 '의외'인 것 같습니다. '의외'로 존재하더라도, 그들 역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할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라고 추측하거든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2 01:37
......... 이런 ㅜㅜ 두 번째 리플은 정말로 무섭습니다.
아니, 저도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타쿠의 심리를 알고 있다" 는 부분을,
솔직하게 풀어 놓으면 말씀하신 것처럼 될 테니.....;;;
Commented at 2009/03/12 09: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2 13:47
1. 그건 상대적인 것이 아닐까요? 정말로 기준을 2D에 놓고 본다면야 100% 일치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은 오히려 인조인간이라서 아닌 것 같고, 길 가는 학생들만 봐도 충분히 미모가 뛰어난 애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2. 애초에 H요소가 듬뿍 담긴 작품이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정말 괴로운 것 같습니다. 전혀 아닌 것 같았던 애들이 그러니까, 더 괴리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차라리 원래 H게임인 경우에는 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뭐 그래도 찝찝하긴 하더군요;;)
Commented by 벨제브브 at 2009/03/12 10:56
NTR에도 큰 거부감이 없는지라 2차 창작은 4컷부터 에로까지 뭐든지 다 좋아합니다. 어쨌거나 전 미연시에 대해서 토론을 벌일 친구도 딱히 없는지라(에로게 덕후 친구가 없군요)저런 친구가 생긴다면 좋을지도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2 15:02
ntr이랑은 약간 개념이 다르지 않을까요? 주인공의 소중한 것을 빼앗기느냐, 나의 소중한 것을 빼앗기느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사실 에로게 덕후 친구가 있어도 얘기 나누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 경우는 다르지만 시스프리 같은 경우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가 주변에 있었는데, 별달리 재밌는 이야기는 서로 나누지 않았거든요..
Commented by 악몽의현 at 2009/03/12 11:49
으음, 흥미가 생기긴 하지만 동생과 같이 쓰는 컴인지라...[먼산]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3 00:05
동생을 전염시키세요.
Commented by 젠카 at 2009/03/12 17:55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멋대로 망가지는 걸 보고 싶지 않을 때가 많지. 하지만 한번만 어떤 선을 넘겨버리면 익숙해지더라는(이봐;)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3 00:05
음. 그 느낌 알 것 같다.
난 사실 예전에는 야애니도 안 본 시절이 있었는데, 근데 어느 순간을 넘어서니까 그게 면역이 되더라고. -_-;;
Commented by kurame at 2009/03/12 21:23
요즘엔 오히려 오타쿠들끼리 대화가 더 안통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현실에서...
Commented by Laphyr at 2009/03/13 00:05
서로의 방향이 너무 깊게 어긋낫기 때문일까요?
Commented by kurame at 2009/03/13 21:54
어라 듣고보니 그런듯(...) orz
Commented by Skeith at 2009/03/12 23:31
으어; 뭔가 굉장히 멋진[!] 소재 및 내용이네요. 끄,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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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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