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02일
드디어 사라진 '무결점의 총사령관'의 결점
이번 결승전은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시청했습니다. 지금까지 스타리그를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즐기면서 시청한 기억이 없었는데, 처음 그것을 실행할 수 있었네요. 예전에 파이터포럼 게시판에서 임요환 선수를 욕하는 글 중에.. "아, 임진록 이라길래 친구들 다 불러놓고 피자 치킨 시켰는데 3연벙으로 끝내냐 ㅅㅂ" 라는 레파토리가 있었습니다. 상징하는 바는 조금 다르지만, 저는 그 글을 보면서 '아, 나도 친구들과 먹고 떠들면서 경기를 보면 참 재밌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죠. 어떻게 생각하면 저도 오랜 숙원을 풀었고, 송병구 선수는 그보다 더욱 큰 소원을 이룬 공통점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듯 합니다.
1경기 추풍령에서 송병구 선수는 칼을 빼듭니다. 사실 병구 선수가 먹는 욕 중 하나가 '다전제 판짜기를 못한다'는 얘기였는데, 까놓고 말하면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잘 안쓴다는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1경기에서 과감하게 칼을 빼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정명훈 선수의 대처도 괜찮았습니다. scv가 한 번에 정찰을 가지 않고 혹시 모를 전진 건물의 타이밍에 대비하는 모습, scv가 순식간에 뛰어나오는 장면까지는요. 하지만 송병구 선수는 프로브로 게이트를 하나 더 소환하여 scv의 길을 막아 게이트 하나를 기어이 완성시켰으며, 거기서 질럿이 튀어나와 테란 본진을 휘젓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기울었습니다.
사실 질럿 본진 난입으로만 끝나는 경기는 최근에 굉장히 보기 힘듭니다. 2게이트 푸쉬가 잘 안나오기도 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테란 선수들의 컨트롤과 방어력이 엄청나니까요. 그런 방어능력을 자주 보여줬던 것이 이영호 선수로, 블루스톰에서 엄청난 심시티와 컨트롤을 이용한 전진 게이트 방어를 보여줘서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명훈 선수는 첫 대처 이후 마린의 컨트롤과 심시티가 좋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마린이 scv에 길이 막혀서 질럿에 잡히는 모습도 나왔구요. 그만큼 송병구 선수의 컨트롤에 독이 올라있었다는 말도 되겠지요. 마지막 gg를 프로브 + 드라군으로 잡아낸 것은 정말 그답지 않은 날카로운 수였습니다.
2경기 메두사에서도 초반부터 강력한 송병구 선수의 푸쉬가 들어가는데, 정명훈 선수는 fd형태의 빌드를 시전하려다가 마린이 잡히면서 첫 걸음부터 꼬이고 맙니다. 계획 이상의 마린의 생산은 당연해 커맨드 타이밍을 늦추게 되고, 송병구 선수는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죠. 오늘 김가을 감독이 송병구 선수에게 리버보다 다크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2경기 승리의 교량이 된 것은 닥템의 활약이었습니다. 정찰에 들키지 않고 등장한 다크 템플러는 날카로운 타이밍의 테란 병력 진출을 막았고, 또 드랍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간을 벌었죠. 덕택에 송병구 선수는 트리플 넥과 다수 게이트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가까스로 방어를 마친 정명훈 선수가 공격을 선택한 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병구 선수의 게이트는 아직 폭발하기 전이었고, 닥템 전사 후 병력의 공백기를 아주 잘 찔렀죠. 플토가 유리하다, 유리하다 하면서도 이런 한 번의 전진에 밀려버리는 경기가 한 두번이 아니므로 - 주로 정벅자님이 이런 경기를 자주 보여주죠 -.. 조마조마한 순간. 근데 언덕에서의 두 선수의 선택이 결국 승패를 갈랐습니다. 탱크로 자리를 잡고 중립건물을 깬 것은 좋았는데, 이후 앞마당을 공격한 것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언덕으로 올라가지도 않은 선택이 문제였습니다. 송병구 선수는 굉장히 잘 참았고, 결국 게이트를 풀회전시킨 병력으로 어중간한 포인트에 위치한 정명훈 선수의 전진병력을 격파하며 사실상 승리를 거머쥡니다. 여기서 정명훈 선수가 언덕을 따라 앞마당을 조였거나, 아예 위로 올라가서 제3멀티를 타격하는 선택을 했다면 송병구 선수가 좀 더 적은 병력으로, 좁은 언덕에서 싸워야 했기 때문에 아슬아슬했죠. 결국 거기서 한 쪽을 선택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3경기는 송병구 선수의 리버가 정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도재욱 선수와의 4강에서는 그리도 말을 잘 듣더니, 여기서는 불량 스캐럽이 하도 많이 터지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뭐, 말은 이렇다지만 사실 타겟팅된 탱크를 무빙으로 잘 빼준 정명훈 선수의 컨트롤이 좋았던 탓이긴 하죠..
그만큼 3경기는 정명훈의 메카닉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메카닉으로 강렬한 모습(대 플토전)을 보여주지 못해서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었는데, 3경기를 보면서 이 선수가 이윤열, 박성균을 3판 2선승으로 잡고 올라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균 선수의 탄탄한 병력 배치나 박지수 선수의 날카로운 어택 본능은 없지만, 일단 나가야 할 때를 알고 지켜야 할 곳을 아는 기본적인 기량이 뛰어나다는 느낌이었죠. 특히 셔틀을 상대하면서 시즈모드 탱크보다는 퉁퉁포와 무빙샷으로 리버를 잡고, 벌쳐의 뛰어난 운용으로 드라군을 위협하는 모습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4경기 플라즈마는 그야말로 전략의 패배. 저는 친구와 '정명훈이 2번 정도는 날빌을 쓸 것이다, 그 중 한 번은 플라즈마일 것이다' 라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1~3경기가 무난하길래 잊고 있었는데, 최적화된 타이밍의 4벌쳐(마인,속업) 드랍이라는 전략에 당해버린 것입니다. 근데 이 맵에서는 벌쳐 넘기기가 가능한데, 그냥 노게이트 더블을 가져간 송병구 선수의 생각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벌쳐가 하나만 넘어와도 타이밍 상 막을 병력이 하나도 없어서 멀티가 있으나 마나이니 말이죠. 물론 상대가 무조건 벌쳐 드랍을 하라는 법은 없지만, 프로브로 본진 플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 당연히 그 타이밍에 벌쳐가 나올 것이고 드랍을 안해도 넘기기로 공격 올 가능성이 농후한데 말이지요... 정명훈 선수가 박성균 선수와의 8강전 플라즈마 경기(박성균이 4벌쳐 드랍을 쓰다가 패배) 이후 이런 인터뷰를 했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4벌쳐 드랍은 플토 상대로 굉장히 강력한 전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근데 왜 테란인 저한테 쓰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대망의 5경기... 맵은 다시 추풍령으로. 1경기에서 보여준 견제의 모습과 같이, 송병구 선수는 빠른 타이밍의 정찰로 본진에 난입해 가스 러쉬를 성공시킵니다.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타이밍의 사업 드라군으로 정명훈 선수를 계속 압박하며, 상대의 순간적인 틈을 이용해 첫 탱크를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합니다. 당연히 테란 진출은 늦어지고, 그 사이에 트리플은 안정적으로 완성이 되고 말죠. 그러나 3,4경기를 통해 날이 선 정명훈 선수의 대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멀티 시도 후 꾸준히 병력을 모으면서도 벌쳐를 끊임없이 사용하여 마인도 심고, 빈 틈을 찾으려 노력했죠. 물론 송병구 선수의 방어가 좋아서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거기서 테란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플레이를 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송병구 선수가 좀 더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추풍령은 구조상 테란이 한 방의 힘을 이용해 다수의 멀티를 확보하기 괜찮은 맵입니다. 블루스톰과 같은 중앙 대치형 맵은 긴 전선의 구축이 필요한데, 추풍령은 가운데 미네랄 멀티 부근에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하면 이후 좁은 길목을 이용해 수비가 편하니까요. 8강 김택용 vs 전상욱 전에서 전상욱 선수가 진을 쳤던 바로 그 위치에 진출했는데, 결국 이것이 트리플을 폭발시킨 송병구 선수의 물량에 싸먹히며 경기는 어느 정도 기울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이 상황으로도 거의 플토가 이긴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정명훈 선수는 최연성 코치가 현역일 때 자주 사용한 몰래 멀티를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반전 시킵니다..
진짜 송병구 선수가 이상하게 병력을 들이 부으면서 (엄옹이 아아 우승컵이 빨리 갖고 싶은 거에요!! 라고 말할 때) 몰래 멀티를 몰랐을 때는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_-; 바로 이것이 준우승의 병인가?! 김 캐리의 저주인가!? 라는 생각에..... 하지만 결국 스톰과 템플러가 등장하고, 정명훈 선수가 좁은 구역에서 일제 시즈-_-;를 하는 바람에 마지막 전투는 플토의 압승으로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작년 마재윤의 몰락 이후 계속 5대본좌를 찾아왔으며, 최근까지 스타판을 달군 가장 큰 소재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많은 대회에서 강력한 포스를 뽐내는 송병수 선수가 살짝 그 관문을 노크하다가, msl 8강 탈락과 함께 양대리그 평정이라는 대업은 실패하고 5대본좌로의 길은 좀 멀어지고 말았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결승에서 수없이 분루를 삼켜야만 했던 비운의 사나이, 무결점의 총사령관이라는 호칭이 놀림으로 여겨질 정도로 준우승이 많았던 남자에게 당당히 '우승'이라는 결과가 주어졌는데 말이지요. 그는 솔직하게 눈물을 보였고, 또 그것은 3회의 도전 끝에 얻어진 결실이기에 더욱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수처럼 스스로를 과신하지도 않고, 어떤 선수처럼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이기겠다는 생각에 빠져있지도 않은 꾸준함의 대명사 송병수 선수. 그의 첫 우승을 정말 축하해주고 싶고, 앞으로도 강력한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주길 기대할 뿐입니다.
1경기 추풍령에서 송병구 선수는 칼을 빼듭니다. 사실 병구 선수가 먹는 욕 중 하나가 '다전제 판짜기를 못한다'는 얘기였는데, 까놓고 말하면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잘 안쓴다는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1경기에서 과감하게 칼을 빼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정명훈 선수의 대처도 괜찮았습니다. scv가 한 번에 정찰을 가지 않고 혹시 모를 전진 건물의 타이밍에 대비하는 모습, scv가 순식간에 뛰어나오는 장면까지는요. 하지만 송병구 선수는 프로브로 게이트를 하나 더 소환하여 scv의 길을 막아 게이트 하나를 기어이 완성시켰으며, 거기서 질럿이 튀어나와 테란 본진을 휘젓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기울었습니다.
사실 질럿 본진 난입으로만 끝나는 경기는 최근에 굉장히 보기 힘듭니다. 2게이트 푸쉬가 잘 안나오기도 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테란 선수들의 컨트롤과 방어력이 엄청나니까요. 그런 방어능력을 자주 보여줬던 것이 이영호 선수로, 블루스톰에서 엄청난 심시티와 컨트롤을 이용한 전진 게이트 방어를 보여줘서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명훈 선수는 첫 대처 이후 마린의 컨트롤과 심시티가 좋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마린이 scv에 길이 막혀서 질럿에 잡히는 모습도 나왔구요. 그만큼 송병구 선수의 컨트롤에 독이 올라있었다는 말도 되겠지요. 마지막 gg를 프로브 + 드라군으로 잡아낸 것은 정말 그답지 않은 날카로운 수였습니다.
2경기 메두사에서도 초반부터 강력한 송병구 선수의 푸쉬가 들어가는데, 정명훈 선수는 fd형태의 빌드를 시전하려다가 마린이 잡히면서 첫 걸음부터 꼬이고 맙니다. 계획 이상의 마린의 생산은 당연해 커맨드 타이밍을 늦추게 되고, 송병구 선수는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죠. 오늘 김가을 감독이 송병구 선수에게 리버보다 다크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2경기 승리의 교량이 된 것은 닥템의 활약이었습니다. 정찰에 들키지 않고 등장한 다크 템플러는 날카로운 타이밍의 테란 병력 진출을 막았고, 또 드랍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간을 벌었죠. 덕택에 송병구 선수는 트리플 넥과 다수 게이트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가까스로 방어를 마친 정명훈 선수가 공격을 선택한 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병구 선수의 게이트는 아직 폭발하기 전이었고, 닥템 전사 후 병력의 공백기를 아주 잘 찔렀죠. 플토가 유리하다, 유리하다 하면서도 이런 한 번의 전진에 밀려버리는 경기가 한 두번이 아니므로 - 주로 정벅자님이 이런 경기를 자주 보여주죠 -.. 조마조마한 순간. 근데 언덕에서의 두 선수의 선택이 결국 승패를 갈랐습니다. 탱크로 자리를 잡고 중립건물을 깬 것은 좋았는데, 이후 앞마당을 공격한 것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언덕으로 올라가지도 않은 선택이 문제였습니다. 송병구 선수는 굉장히 잘 참았고, 결국 게이트를 풀회전시킨 병력으로 어중간한 포인트에 위치한 정명훈 선수의 전진병력을 격파하며 사실상 승리를 거머쥡니다. 여기서 정명훈 선수가 언덕을 따라 앞마당을 조였거나, 아예 위로 올라가서 제3멀티를 타격하는 선택을 했다면 송병구 선수가 좀 더 적은 병력으로, 좁은 언덕에서 싸워야 했기 때문에 아슬아슬했죠. 결국 거기서 한 쪽을 선택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3경기는 송병구 선수의 리버가 정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도재욱 선수와의 4강에서는 그리도 말을 잘 듣더니, 여기서는 불량 스캐럽이 하도 많이 터지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뭐, 말은 이렇다지만 사실 타겟팅된 탱크를 무빙으로 잘 빼준 정명훈 선수의 컨트롤이 좋았던 탓이긴 하죠..
그만큼 3경기는 정명훈의 메카닉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메카닉으로 강렬한 모습(대 플토전)을 보여주지 못해서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었는데, 3경기를 보면서 이 선수가 이윤열, 박성균을 3판 2선승으로 잡고 올라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균 선수의 탄탄한 병력 배치나 박지수 선수의 날카로운 어택 본능은 없지만, 일단 나가야 할 때를 알고 지켜야 할 곳을 아는 기본적인 기량이 뛰어나다는 느낌이었죠. 특히 셔틀을 상대하면서 시즈모드 탱크보다는 퉁퉁포와 무빙샷으로 리버를 잡고, 벌쳐의 뛰어난 운용으로 드라군을 위협하는 모습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4경기 플라즈마는 그야말로 전략의 패배. 저는 친구와 '정명훈이 2번 정도는 날빌을 쓸 것이다, 그 중 한 번은 플라즈마일 것이다' 라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1~3경기가 무난하길래 잊고 있었는데, 최적화된 타이밍의 4벌쳐(마인,속업) 드랍이라는 전략에 당해버린 것입니다. 근데 이 맵에서는 벌쳐 넘기기가 가능한데, 그냥 노게이트 더블을 가져간 송병구 선수의 생각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벌쳐가 하나만 넘어와도 타이밍 상 막을 병력이 하나도 없어서 멀티가 있으나 마나이니 말이죠. 물론 상대가 무조건 벌쳐 드랍을 하라는 법은 없지만, 프로브로 본진 플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 당연히 그 타이밍에 벌쳐가 나올 것이고 드랍을 안해도 넘기기로 공격 올 가능성이 농후한데 말이지요... 정명훈 선수가 박성균 선수와의 8강전 플라즈마 경기(박성균이 4벌쳐 드랍을 쓰다가 패배) 이후 이런 인터뷰를 했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4벌쳐 드랍은 플토 상대로 굉장히 강력한 전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근데 왜 테란인 저한테 쓰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대망의 5경기... 맵은 다시 추풍령으로. 1경기에서 보여준 견제의 모습과 같이, 송병구 선수는 빠른 타이밍의 정찰로 본진에 난입해 가스 러쉬를 성공시킵니다.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타이밍의 사업 드라군으로 정명훈 선수를 계속 압박하며, 상대의 순간적인 틈을 이용해 첫 탱크를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합니다. 당연히 테란 진출은 늦어지고, 그 사이에 트리플은 안정적으로 완성이 되고 말죠. 그러나 3,4경기를 통해 날이 선 정명훈 선수의 대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멀티 시도 후 꾸준히 병력을 모으면서도 벌쳐를 끊임없이 사용하여 마인도 심고, 빈 틈을 찾으려 노력했죠. 물론 송병구 선수의 방어가 좋아서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거기서 테란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플레이를 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송병구 선수가 좀 더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추풍령은 구조상 테란이 한 방의 힘을 이용해 다수의 멀티를 확보하기 괜찮은 맵입니다. 블루스톰과 같은 중앙 대치형 맵은 긴 전선의 구축이 필요한데, 추풍령은 가운데 미네랄 멀티 부근에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하면 이후 좁은 길목을 이용해 수비가 편하니까요. 8강 김택용 vs 전상욱 전에서 전상욱 선수가 진을 쳤던 바로 그 위치에 진출했는데, 결국 이것이 트리플을 폭발시킨 송병구 선수의 물량에 싸먹히며 경기는 어느 정도 기울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이 상황으로도 거의 플토가 이긴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정명훈 선수는 최연성 코치가 현역일 때 자주 사용한 몰래 멀티를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반전 시킵니다..
진짜 송병구 선수가 이상하게 병력을 들이 부으면서 (엄옹이 아아 우승컵이 빨리 갖고 싶은 거에요!! 라고 말할 때) 몰래 멀티를 몰랐을 때는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_-; 바로 이것이 준우승의 병인가?! 김 캐리의 저주인가!? 라는 생각에..... 하지만 결국 스톰과 템플러가 등장하고, 정명훈 선수가 좁은 구역에서 일제 시즈-_-;를 하는 바람에 마지막 전투는 플토의 압승으로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작년 마재윤의 몰락 이후 계속 5대본좌를 찾아왔으며, 최근까지 스타판을 달군 가장 큰 소재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많은 대회에서 강력한 포스를 뽐내는 송병수 선수가 살짝 그 관문을 노크하다가, msl 8강 탈락과 함께 양대리그 평정이라는 대업은 실패하고 5대본좌로의 길은 좀 멀어지고 말았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결승에서 수없이 분루를 삼켜야만 했던 비운의 사나이, 무결점의 총사령관이라는 호칭이 놀림으로 여겨질 정도로 준우승이 많았던 남자에게 당당히 '우승'이라는 결과가 주어졌는데 말이지요. 그는 솔직하게 눈물을 보였고, 또 그것은 3회의 도전 끝에 얻어진 결실이기에 더욱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수처럼 스스로를 과신하지도 않고, 어떤 선수처럼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이기겠다는 생각에 빠져있지도 않은 꾸준함의 대명사 송병수 선수. 그의 첫 우승을 정말 축하해주고 싶고, 앞으로도 강력한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주길 기대할 뿐입니다.
# by | 2008/11/02 04:22 | = 온라인/비디오게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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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방송 안해주려나
너 스타리그는 안보잖아.. -0-;;;
전 4경기에서 "오늘도 물 먹는 거냐." 싶었습니다. 삼성의 코치진이 벌쳐를 생각 못했을까 싶어 답답하기도 했고 말이죠. ...뭐, 드랍 막는 빌드로 갔는데 드랍이 안 들어오면 그건 그것대로 상황 재밌어지긴 합니다만;;
5경기가 그랬죠. 첫 탱크가 일점사로 골로 가버린 시점에서... 탱크 없는 상황에서 드랍이 올 것이 두려워 터렛 건설했는데 공룡은 드랍이 뭐냐는 듯한 태도로 유유히 멀티. 그것도 트리플. 이렇게 되면 터렛은 미네랄 낭비일 뿐이죠; (공룡 인터뷰 중: 코치님이 빌드 짜주신 대로 했을 뿐.)
전 마지막에 탱크 위로 사이오닉스톰 내릴 때 정말 후련했습니다. "이번엔 나다!" 라는 느낌이었달까.
참. 몰래 멀티는 경기 끝나고 리플레이 보다가 알았다더군요;
4경기 빌드는 정말 좀 안 좋았죠. 말씀하신 것처럼 드랍과 벌쳐를 완전히 배제해버린 느낌의 노겟더블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뭐 그만큼 유리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5경기의 술수가 완벽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에 다행이었어요. 1~3경기에서 리버와 다템을 계속 활용했기 때문에 정명훈 선수는 방어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최우범 vs 최연성의 코치 대결에서도 최우범의 판정승이라고 해도 될까요. 현역 때는 16강 테란 vs 본좌였지만 말입니다.
몰래 멀티를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힘으로 밀어버렸다는 것이 정말 후련했습니다. 마치 '그래 뽑아라, 난 스톰으로 지져주마' 라는 느낌? 어차피 그 몰래 멀티로 나온 물량을 천지스톰으로 박살냈으니 병구에게는 볼거리를 늘려준 꼴이 된것 같기도.. 어쨌거나 정말 시원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