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핸콕(Hancock)

 무슨 영환지도 전혀 모르고 언제 개봉하는지도 모르고 단지 윌 스미스 영화라는 것만 아는 상태에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예매한 친구는 어떤 영화인지 알았다고 하는데, 왜 설명을 하나도 안해줬는지는 조금 의문이기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극히 윌 스미스적인 오락 영화입니다. '특이한 영웅의 이야기'라는 것에서 복잡한 고찰을 할 필요도 없고, 가족의 의미나 탄생의 비밀 등을 놓고 고민할 필요도 별로 없습니다. 90분간을 웃고 즐기면서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불량스러운 슈퍼 히어로가 PR 전문가를 만나서 갱생한다는 소재는 상당히 참신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껄렁껄렁하면서도 막나가는 그의 모습은 막장 인생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PR 전문가이자 자선사업을 위한 아웃사이더라는 역할을 맡은 레이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꼴통인생 핸콕이 이성의 끈을 옭아매면서 자신을 바꾸어나가는 과정이 볼만하더군요.

 기억을 잃고 초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그의 행보는 우리들로 하여금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초능력을 갖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을 어느 정도 대리만족 시켜줍니다. 솔직히 엄청난 악인으로 항상 세계 정복을 꾀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내가 초능력을 갖게 되면 뭘 할까? 라는 말도 안되는 황당한 꿈을 꾸고 있던 과대망상증 환자가 아니라면, 열에 여덞,아홉은 핸콕과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제멋대로이고, 피해를 입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을 해치기 위해서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수백만불의 손해를 보게 만들어도 결국 목적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함이고, 반라의 차림으로 거리를 헤매는 것 역시 불난 아파트에 뛰어들었던 대가일 뿐이지요. 아마도 평범한 사람들이 '갑자기' 초능력을 얻게 된다면 그처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레이의 아내인 메리의 이야기가 얽히면서 영화는 수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첫 등장부터 심상치않은 눈빛을 교환했던 두 사람에게 그런 과거 - 그것도 한 쪽은 기억도 하지 못하는?! - 가 있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물며 구름을 부르고 번개를 떨어뜨리는, 말도 안되는 초인들의 대결 장면이 펼쳐지리라는 것도 예상할 수 없었지요.

 이 영화는 작년에 개봉했었던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와 여러모로 흡사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혹은 곁에 있는 사람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들고, 볼거리도 풍성하지요. 게다가 마무리가 허술하다는 부분까지 닮았습니다. 허무의 극치를 달렸던 '나는 전설이다'와 비슷하게, 이 영화의 마무리 역시 겉멋이 잔뜩 든 채 무얼 전달하려는지는 말하지 않고 매듭이 지어지고 있으니까요.

 나는 문화 생활을 즐거야겠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감성을 풍부하게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절대 비추입니다. 하지만, 나는 윌스미스의 영화들을 재미있게 봤다! 혹은 액션과 드라마가 가미된 아메리카식 오락영화는 나에게 딱이다! 이런 분들은 100% 만족하실만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by Laphyr | 2008/07/02 18:17 | = 경교대 생활일지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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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kiel at 2008/07/02 18:21
예고편이고 뭐고 요즘 히어로물에 흠뻑 빠져서 보러갈 예정입니다.

마침 던파 아바타도 팔렸고 하니 그걸로 자금을 마련해야 할거 같아요[...]
Commented by ckatto at 2008/07/02 21:23
오늘 개봉했는데 우연찮게 바로 보셨군요.

단점도 있어보이지만 보고나서 표값 아까워할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예고편이나 소개를 봤을때부터 볼 생각이 있긴 했지만요.
Commented by 타즈 at 2008/07/02 22:20
7월말 감상영화가 하나 더 늘었네요.
Commented by ckatto at 2008/07/02 23:01
포스팅 다시 보고 느낀건데, 소개는 딱 중반까지의 재미있는 부분만 모아놓았네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8/07/03 04:38
Sakiel// 항상 느끼지만 Sakiel님의 게임 주기(?)는 따라가질 못하겠음.. 이걸 하시나 싶었으나 바로 다른걸 하고계시고..;;

ckatto// 오늘 개봉이었다는 것은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검색해보니까 7월 2일이 개봉이더라구요. 예전에는 금요일 개봉영화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것도 없어진것 같아요.

소개는 뭐.. 후반부가 조금 막장이긴 한데 그 부분을 언급하려면 네타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부러 저정도만 했습니다. 개봉일부터 스포일러 감상을 보면 재미없으실 것 같아서요.

타즈// 휴가 나와서 보기에도 딱 좋습니다. 재밌고 시간이 안 아깝고.
Commented by 나츠 at 2008/07/03 12:54
엄청 늦었지만; 링크 신고 합니다.
TV에서 광고 보고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재밌을 것 같네요!
Commented by 이터널스웜 at 2008/07/03 13:10
후반 얽히는 스토리는 나도 좀 실망이긴 했다..
그래도 역시 아메리칸 조크가 재미있긴 하더라구, 실제로 겪으면 좀 그렇지만.. [...]
아, 그리고 말 안 한건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야!! 모르고 보면 더 재미있잖아 - ㅂ-!!
Commented by tmhr at 2008/07/04 18:28
히치,아이로봇,나는 전설이다에 이어서..

윌 스미스는 가수뿐만아니라 영화배우로서 연기력도 물이 올랐네요.

10년전만해도 우스꽝스러운 시트콤에 나오는 아이돌 스타중 한명이었는데.
(그것도 나름 대박이 났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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