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04일
[감상] 어려운 작품의 대명사, 종말의 크로니클 1권
종말의 크로니클이란 작품은 정발 되기 전부터 압박적인 두께, 골을 싸매게 되는 설정 등에 대한 이야기로 관심을 가졌었던 타이틀입니다.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는 도저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복잡한 이해를 요구하는 작품이었기에 원판으로는 읽을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NT노벨에서 정발해준 덕에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만, 번역이 되어있어도 골치아픈 것은 마찬가지로군요.
에바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문화 컨텐츠에는 분명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매체도 들어가지만 "왜 그런 걸로 머리가 아파야 하는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오한 고찰을 요구하는 매체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보다는 아무래도 여운을 남기고 이것저것 망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쪽이 두고두고 사람들에게 회자될 수도 있는 것이겠죠.
문화 컨텐츠의 한 종류인 라노베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극단적으로 나타나며, 종말의 크로니클의 경우는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반 50페이지만 읽어보아도 "어때, 내가 구상한 세계와 설정의 방대함을 감상한 소감이?" 라고 묻고 있는 작가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상상하게 만들 정도로, 심오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이 책 1권(상,하)을 읽고 나서 제가 느낀 감정은 "재밌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방대한 세계관과 치밀한 설정, 짜임새 있는 스토리라인은 그야말로 감탄할 정도였습니다만, 작품의 분위기 자체가 심하게 장렬하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야 하는지, 또 감동을 느껴야 하는지, 대체 어디가 클라이막스인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위에서 이야기한 머리 아플 정도의 재미, 즉 작품에 대한 파고들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파고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학을 학문으로써 접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취미로 읽는 작품에 대한 파고들기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취미라고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엇무엇에 대한 오타쿠들 역시, 미친 것 같지만 그 분야에 대한 파고들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니까요.)
종크 1권은 정말 훌륭한 라이트노벨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념'을 이용하여 개전의 포성을 울린 점과 신주 세계 대응과 여러개의 G의 존재를 통해 주인공들의 활동무대를 넓힌 것은 왠만한 준비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엄청난 짜임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고뇌를 숨기고 있는 문무겸비의 히어로, 비밀을 가진 히로인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고 있죠. 그러나 멋진 작품을 접하고 있다는 느낌까지만 받을 수 있을 뿐, 작품 자체에 몰입되는 힘에는 한계를 느끼고 말았습니다.
잘린머리 싸이클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술해나가는 입장 역시 독자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작품 자체의 흐름에 빠져들기 쉽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크의 경우 중심점 없이 전달자의 시점이 바뀌는데다, 해당 부분을 읽는 독자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즉, 후반에 가야 개념을 정립해주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오, 뭔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아니, 이게 대체 무엇일까?' 라며 손에 땀을 쥐는 몰입을 하기에는 힘들었습니다. 물론 후반에 가서 비밀이 밝혀지고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와, 과연 그랬었구나." 하면서 감탄사를 내뱉게 됩니다만, 머릿속 가득히 물음표를 채우고 달려가서는 막판에 가서야 시험문제 정답을 불러주듯 술술 풀어나가는 스타일은 익숙치 않더군요.
주변에 종크에 대해 감상이나 리뷰를 쓰신 분들(타즈님을 비롯해)은 대체로 "한 번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입을 모으셨습니다만, 저도 그만큼 치밀한 작품이라는 것에는 동의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꼭 두세번 읽어야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깊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건가"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쪽이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긴 하지만요.
에바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문화 컨텐츠에는 분명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매체도 들어가지만 "왜 그런 걸로 머리가 아파야 하는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오한 고찰을 요구하는 매체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보다는 아무래도 여운을 남기고 이것저것 망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쪽이 두고두고 사람들에게 회자될 수도 있는 것이겠죠.
문화 컨텐츠의 한 종류인 라노베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극단적으로 나타나며, 종말의 크로니클의 경우는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반 50페이지만 읽어보아도 "어때, 내가 구상한 세계와 설정의 방대함을 감상한 소감이?" 라고 묻고 있는 작가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상상하게 만들 정도로, 심오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이 책 1권(상,하)을 읽고 나서 제가 느낀 감정은 "재밌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방대한 세계관과 치밀한 설정, 짜임새 있는 스토리라인은 그야말로 감탄할 정도였습니다만, 작품의 분위기 자체가 심하게 장렬하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야 하는지, 또 감동을 느껴야 하는지, 대체 어디가 클라이막스인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위에서 이야기한 머리 아플 정도의 재미, 즉 작품에 대한 파고들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파고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학을 학문으로써 접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취미로 읽는 작품에 대한 파고들기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취미라고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엇무엇에 대한 오타쿠들 역시, 미친 것 같지만 그 분야에 대한 파고들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니까요.)
종크 1권은 정말 훌륭한 라이트노벨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념'을 이용하여 개전의 포성을 울린 점과 신주 세계 대응과 여러개의 G의 존재를 통해 주인공들의 활동무대를 넓힌 것은 왠만한 준비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엄청난 짜임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고뇌를 숨기고 있는 문무겸비의 히어로, 비밀을 가진 히로인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고 있죠. 그러나 멋진 작품을 접하고 있다는 느낌까지만 받을 수 있을 뿐, 작품 자체에 몰입되는 힘에는 한계를 느끼고 말았습니다.
잘린머리 싸이클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술해나가는 입장 역시 독자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작품 자체의 흐름에 빠져들기 쉽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크의 경우 중심점 없이 전달자의 시점이 바뀌는데다, 해당 부분을 읽는 독자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즉, 후반에 가야 개념을 정립해주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오, 뭔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아니, 이게 대체 무엇일까?' 라며 손에 땀을 쥐는 몰입을 하기에는 힘들었습니다. 물론 후반에 가서 비밀이 밝혀지고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와, 과연 그랬었구나." 하면서 감탄사를 내뱉게 됩니다만, 머릿속 가득히 물음표를 채우고 달려가서는 막판에 가서야 시험문제 정답을 불러주듯 술술 풀어나가는 스타일은 익숙치 않더군요.
주변에 종크에 대해 감상이나 리뷰를 쓰신 분들(타즈님을 비롯해)은 대체로 "한 번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입을 모으셨습니다만, 저도 그만큼 치밀한 작품이라는 것에는 동의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꼭 두세번 읽어야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깊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건가"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쪽이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긴 하지만요.
# by | 2007/11/04 16:06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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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두세번 읽을때 완벽하기 보다는 두세번 읽을때 새로운 부분이 보이는쪽을 선호하기도 하니까요. 근데 이러면 종크의 새로운 부분을 볼려면 5-6번은 읽어야 한다는 것이 되나요?;
(비슷한 이유로 똘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예전에 도주)
아니 솔직히 어려운 글이야 철학서로 가면 미치도록 많고. 전공인 역사이론 & 역사철학 쪽으로 가면 학생식당 피크 타임에 펴 놔도 잠이 쏟아집니다만..
즐기기 위한 책은 좀 쉽게 써줬으면 해요...후에..
몇달동안 밀봉이 뜯긴채 책장에 보관중이라는...
업계에 혁명을 가져온 기념비적 작품이죠.
다만 난해한 세계관과 맺어지지 않고 계속 루프하는 윤회의 구성으로
여러모로 까이고 많이 까이지만 일단 라노베의 틀을 깬 라노베입니다.
이해가 가능하다면 가능할때까지 연구해서 납득하여 자신이 이해할때까지
읽고 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느낌.
반대의 경우라면 천천히 심호흡한다는 느낌으로 차근차근 다가가는 형식,
그것도 안된다면 접하기 힘든 작품.이라고 표현...가능할까요?
피두언냐// 피두언냐님이시라면... 라고 생각했던 의견이라 왠지 기쁘네요. 어떻게 생각하면 1권을 이렇게 엄청난 볼륨으로 발간한 작가의 뚝심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것도 독자에 대한 배려와는 거리가 있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저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비슷한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진짜 한글로 써놔도 뭔지 알아볼 수 없는 전혀 이해가 안되는 연구서적 같은것을 보면.. 어휴
살인귀// 저로서는 1권에서 얻은 느낌이 뒤집어지길 바라면서 2권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느끼고 있기는 합니다. 의문점이 많은 만큼 후속작이 궁금해지는 것도 어쩔수 없는 일인것 같네요.
잡캐// 확실히 여타 라노베와는 다른 깔끔한 구성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인듯. 장의 구분도 그렇구요. 라노베가 아니라면이라... 조금은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는 것 같네요. 일반소설에는 나타내는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전혀 재미없는 작품이 유명한 경우도 볼수 있으니까요.
까초니// 까초니님의 성향과는 확실히 정말 안 맞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까초니님의 라노베 리뷰를 보면서 느낀 성향은 확실히, 스피디하면서 화끈한 전개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저는 조금은 느린 페이스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초반에는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더랬죠.
...이상하게도 저는, 일단 1권(상)까지만 읽긴했지만,
원큐에 이해가 되더군요 (먼산)
아무래도 평소에,
'이해되지 않는 것은 일단 제쳐놓는 습관'이 되있어서 그런걸지도 -_-;;
'덜' 겪은 만큼, 저는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더군요 ^^;
분명 내용구성부분이나 세계관설정 등에서
다른 라노베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실제로 이 작품을 설명하는 가장 큰 특징도 그것이겠지만,
직접 읽어보고나니, 그런 부분보다도 오히려 그 '묘사력'같은 부분에 눈길이 가더군요.
뭐랄까.. 같은 내용이라도 더 쉽게 설명해준다는 느낌이랄까요?
전투에서의 묘사에서부터, 캐릭터의 외양 묘사, 하나의 장면을 묘사하는 것까지
전체적인 '표현력'의 부분에 있어서,
깔끔하고 정갈맛 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