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식 GOSIK 4 ~ 어리석은 자를 대변하라 ~


[30자 감상평 : 아닌 척 하면서, 은근히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느낌.]
[이 부분은 꼭!  : 카즈야 앞에서 서로를 놀리며 싸우는 빅토리카와 아브릴.]
[이건 좀 아닌데: 원래는 똘똘했는데! 점점 '너무 성실한' 캐릭터화 되어가고 있는 카즈야.]

작품성 : ★★★
오락성 : ★★★
스토리 : ★★★☆
캐릭터 : ★★★☆
일러스트 : ★★★★

성향 : 미스테리, 추리, 오컬트, 미소녀, 고스로리, 프릴, IF역사

1. 다시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의 끈 - 추리, 오컬트

 빅토리카가 사건 현장에 직접 등장하지 않아서 조금은 긴장감이 덜했던 전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다시 빅토리카가 그 작은 몸을 이끌고 전선에 직접 뛰어듭니다. 사실 고식과 같은 미스테리 풍의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직접 사건의 중심에서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나오는 것이 정석이고, 1권과 2권에서는 이를 충실히 이행했었습니다. 더욱이 주인공인 빅토리카는 지혜의 샘이라는 뛰어난 두뇌 이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소녀였기 때문에 위험한 사건 속에 노출되도록 직접 뛰어들었다는 점이 더욱 두근거리게 만들었었죠. 동행인 카즈야 역시 별다른 무력을 갖춘 인물이 아니구요.

 이번에는 성 마르그리트 학원 내에 전해져내려오는 연금술사의 괴담과 영혼, 마술 등 오컬트적 요소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단순한 학생들 사이의 괴담 뿐만 아니라 실제로 벌어졌던 시계탑에서의 의문의 죽음을 소개함으로써 은근히 사건의 냄새를 풍기는 것을 잊지않고 있습니다. 연금술이나 영혼을 불러내는 의식 등의 소재는 다른 판타지 소설에서도 자주 쓰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도 친숙하고, 어느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마법적인 트릭과 빅토리카가 지혜의 샘으로 밝혀내는 진실 사이에서 헤매게 되죠. 어디까지가 트릭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마법인지 속임수인지 오묘한 경계를 넘나드는 재미를 빅토리카 특유의 독설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발된 4편의 고식 미스테리 중에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퍼즐이 아니었나 합니다. 리바이어선이라는 연금술사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고식 특유의 B파트 스토리를 통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지만, 시계탑의 비밀과 의문의 살인사건에 얽힌 트릭 등을 모두 간파해내는 것은 웬만큼 추리소설 매니아가 아니라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이번 에피소드가 리바이어선과의 대결이라는 한 가지 수수께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거대한 흐름의 전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3권까지는 고식 외전이 왜 나왔을까 의문을 가졌었는데, 4권을 읽으니까 이해가 가더군요.

2. 더 큰 비밀의 중심 속으로? - 미스테리, IF역사

 고식이란 작품이 성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뭐래도 빅토리카라고 하는 수수께끼 같은 소녀입니다. 1권에서는 소설 도입부의 Boy meets girl 설정에 입각해 그녀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2권부터는 회색늑대의 전설과 함께 조금씩 그녀의 숨겨진 면모가 드러나고 있었죠.

 4권에서는 수십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교모하고도 유일한 중계점인 알베르 드 블루아 후작을 이용해 빅토리카를 둘러싼 거대한 비밀의 시발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리바이어선과 같은 괴인에게 미치광이 취급을 받아가면서까지 어떻게든 압도적인 거대한 힘을 얻어내려 했던 알베르 후작, 그리고 그 결과로서 태어난 회색늑대의 후예 빅토리카. 그레빌과 빅토리카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는 그들의 아버지의 '힘'에 대한 열망을 생각해 볼 때 빅토리카의 앞날에 무슨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군요. 2권에서 세르지우스가 귀뜸해준 그녀와 카즈야의 미래가 헛소리가 아니라는 걸까요.

 대체로 추리와 미스테리를 표방하는 작품들의 경우 등장인물을 소재로한 이야기를 다룰 때는 큰 사건없이 쉬어가는, 혹은 알고보니 해프닝이었다는 식의 에피소드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식에서는 소년과 소녀의 과거를 동시에 언급함으로써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만들거나(2권), 단순히 독립된 사건만을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가 가장 큰 수수께끼임을 공표하는 등(4권) 복합적인 구성을 통해 독자들이 자연스레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웃기는 캐릭터로만 생각했던 그레빌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가능성을 슬쩍 비추는군요. 배다른 오빠인만큼 빅토리카 쪽으로 스토리축이 기운다면 그의 등장과 비중도 높아질 것이 당연하긴 하겠죠. 게다가 나름대로 빅토리카를 아끼는 듯한, 생각해주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는데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3. 드디어 만났다! 방귀쟁이 도룡뇽 아브릴 vs 프릴 덩어리 빅토리카

 암사슴같이 발랄한 영국 유학생 소녀와 비스크 인형 같은 외모지만 성격은 괴팍한 회색 늑대가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은근히 기대해왔던 만남이 드디어 4권에서 주선됩니다.

 1권에서 3권까지의 작품 도입부에 등장하여 카즈야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여러가지 복선을 깔아주던 귀여운 그녀 아브릴이 드디어 본편에 등장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사건과는 관계없거나 멀리 떨어져있는 조연에 가까웠으나, 이번에는 빅토리카와 대결(?)까지 펼치는 등 많은 활약을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라이벌이 있는 쪽이 청춘연애 스토리는 재미있는 법이죠. 아무렇게나 톡톡 쏘아대듯 서슴없는 아브릴에게 천하의 빅토리카도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이렇게나 적극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라이벌을 만났으니 빅토리카도 카즈야에게 조금은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조금 기대도 해 보았습니다만, 오히려 더 심술을 부리는군요. 뭐 그 편이 빅토리카다워 어색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사실 미인이면서도 소심하지 않은 성격에 붙임성 좋은 아브릴이라는 캐릭터는 빅토리카와 카즈야의 관계에 꼭 들어맞는 버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적이니 라이벌이니 하는 부분을 따지기 전에, 빅토리카는 또래의 여자아이와 만나 이야기한 것이 아브릴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조금 더 치밀하거나 여자애다운 성격이었다면 이를 이용해 카즈야의 마음을 얻어낼 계략을 짜겠지만, 아브릴은 오히려 빅토리카에게도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입니다(비록 욕을 들어먹을지언정).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심화되어가려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이상 빅토리카와 카즈야의 관계가 어디까지 진전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한데, 아브릴의 존재가 좋은 방향으로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티격태격하는 대결은 계속되는 편이 더욱 재미있겠지만 말이지요.

by Laphyr | 2007/05/04 21:03 |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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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矢椥 at 2007/05/04 21:13
여담으로 고식 S 3권을 잠깐 읽어봤는데

이건 또 외전 나름대로 서비스가 충실해서 재밌더군요.^^

곧 있으면 외전도 나올듯 하니 기다려보시길.
Commented by 까초니 at 2007/05/04 21:20
아브릴과 빅토리카의 만남으로 4권의 재미요소였다는..
Commented by silk at 2007/05/05 02:57
아직 못읽었음. 수능끝나면 읽으려나;
Commented by Laphyr at 2007/05/06 00:04
야나기// 정말로 고식 외전은 어떤 방식일까 많이 기대되네요. 그 빅토리카가 서비스를 보여줄것이라고는 잘 예측이 되지 않는데 말이지요;

까초니// 의외의 요소이기도 했고요. 사실 저는 더 나중에나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

silk// 짬짬히 시간내어 읽기엔... 무서운 책이죠, 고식.. 아마 밤새서 읽게될듯?
Commented by 사화린 at 2007/05/06 00:44
정말 기대되는군요 ㄱ-


바람의 왕국이 '정치'얘기를 '스토리 진행의 골자'로 삼으면서도,
'그것'을 '진행'해나가는데 있어서 '연애 요소'를 능숙하게 보여주는 점이 감탄스러웠는데,

이와 유사하게,
'추리 에피소드'를 진행하면서도 은근슬쩍 '숨겨진 본편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낸다는 느낌을
고식 3권에서 많이 받았었습니다 @_@


아우- 조만간 지르게될거지만, 참기 힘들군요 OTL
Commented by 타즈 at 2007/05/06 01:29
........네타될것같아서 못읽고 있습니다. 자중 자중.
P.S. 스킨 바꾸셨군요 =ㅁ=!
Commented by Laphyr at 2007/05/06 01:55
사화린// 4권에서는 그런 느낌이 더욱 가중되는 듯하더군요. 말씀하시고보니 바람의 왕국의 이중적인 전개방법과 은근슬쩍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래도 대놓고 하나의 큰 줄기를 따라가는 것 보다는 그게 더 고식스럽기도 합니다.

타즈// 왠만하면 저도 리뷰에 치명적인 네타는 넣지 않는 주의입니다만, 아무래도 '읽은 사람과 공감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고식같은 경우는 안 보시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봄을 맞이해서 산뜻하게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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